베트남 "외인 지분한도 연내 100%로 확대한다"

입력 2016-02-24 12:00  

부방 국가증권위원장 간담회…"국영기업 민영화도 가속"

베트남 금융당국이 올해 자본시장 개방을 확대하고자 외국인의 상장 주식 지분 보유 한도를 100%로 확대한다.

정부가 보유한 국영기업의 지분을 절반 가량 매각하는 등 민영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부 방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 베트남 하노이 국가증권위원회 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 국가증권위원회는 1996년 설립된 베트남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증권시장 제도 규제·제안, 증권거래소와 증권사 영업활동 감시, 자본시장 관리감독·유가증권시장 건전성 발전 도모, 주식 거래 불법행위 조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우리로 치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셈이다.

부 위원장은 "올해 베트남 정부는 여러 부양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중 가장 큰 부양책으로 꼽히는 것은 외국인의 상장 주식 지분 보유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베트남 정부는 외국인의 주식 지분 보유 한도를 일반 기업은 49%, 은행은 30%로각각 제한하고 있다.

작년 9월 증권사와 운용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상한선을 100%로 완전 개방했지만 아직 제대로 실행은 안되고 있다.

개별 기업이 정부의 상한 규정 내에서 자체적으로 외국인 지분율 상한선을 정할수 있기 때문에 실제 보유 상한 비율은 정부 규정보다 낮은 상태다.

부 위원장은 "올해 안에 나머지 업종에 대해서도 외국인의 보유 한도를 100%로상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이미 외국인 지분 제한이 풀린 기업들에 대해서도실제 한도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인 한도가 소진된 주요 대형주 가운데 유제품업체인 VNM과 정보통신업체 FPT 등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외국인 투자 한도를 상향 조정할 계획인 것으로알려졌다.

베트남 정부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부 위원장은 "현재 베트남 정부가 지분 100%를 가진 국영기업이 많은데 올해 들어 국영기업들의 지분은 반 정도 매각하기로 했다"며 "국영기업의 비주력 부분 역시매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솔직히 베트남 국영기업들은 독점적으로 영업하면서도 민간기업에 비해경쟁력이 낮았는데, 앞으로는 반드시 정부의 지분을 매각해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부터 기업공개(IPO)를 한 베트남 국영기업은 438곳으로, 베트남 정부는 향후 5년간 추가로 국영기업 500곳의 IPO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은 국영기업이 IPO를 한 이후에도 정부의 보유 지분이 70%가 넘었지만 앞으로는 국방과 정보통신, 은행 분야 등을 제외하고는 이를 51%로 제한할 방침이다.

작년에 IPO를 진행한 베트남 항공사의 경우 실제 매각 지분은 3% 수준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IPO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제기됐기 때문이다.

부 위원장은 "한국은 기업이 IPO 이후 바로 상장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개념이 좀달라서 바로 상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부터 국영기업이 IPO를 한 뒤에 1년 이내에 반드시 상장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부 위원장은 또 "해외에서 많이 지적하는 부분이 베트남 시장에서 아직 기업의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올해 들어 기업의 정보를 투명화하기 위해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초에는 파생상품시장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로 나뉘어 운영되는 거래소도 통합할 계획이다.

상장 기업 규모 등을 감안하면 호찌민 거래소는 우리의 유가증권시장, 하노이 거래소는 코스닥시장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부 위원장은 "거래소가 분리돼 있으면 채권과 파생상품시장을 운영하기가 어려워 두 거래소를 합병해야 한다"며 "앞으로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구분해 지수도 만들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상장 규제 간소화, 연기금 펀드 설정, 증권사 구조조정 등도 준비 중이다.

베트남 금융당국은 현재 80개에 달하는 현지 증권사의 구조조정 작업이 해외 증권사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 위원장은 "원래 105개의 증권사가 있었는데 3년간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증권사의 외국 지분이 많이 늘었다"며 "베트남 증권사 수가 줄어들면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해외 증권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예정된 베트남 정권 교체 과정에서 자본시장 개혁 방안등이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새 지도부가 여러 부양책에 나서기로 약속한 만큼 정치문제는 증시와 경제에 악재보다는 호재가 될 것"이라며 "정권 교체로 국영기업 민영화와 상장, 거래소 통합 등이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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