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바둑 대결하는 인공지능, 투자도 도와줍니다"

입력 2016-03-09 06:11  

금융사들, 인공지능 자산관리 '로보 어드바이저' 속속 도입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과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가 9일 세기의 대국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는 인공지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상과학 영화 속에나 등장할 것 같은 인공지능 로봇 시스템은 이미 국내에서도좋은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자문가로 본격 활약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과 증권사들은 올해부터 속속 인공지능 자산관리 시스템인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선보이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로봇을 뜻하는 로보(Robo)와 자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투자자가 온라인 설문으로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맞춤형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투자까지 실행하는 단계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금융사는 작년 12월 말 'QV 로보 어카운트'를 출시한 NH투자증권[005940]이다.

현재 이 서비스로 코덱스(KODEX)200 등 3가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늦어도 다음 달에는 소액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펀드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 전용 로보 어드바이저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016610]은 이달 초 밸류시스템투자자문과 함께 포트폴리오 배분과 운용 업무 등을 소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아이로보 알파'를 선보였다.

삼성증권[016360]은 외부 자문사와의 협업을 통하지 않고 직접 개발한 로보 어드바이저를 올 상반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과거 10년간 주식 시장과 현재 시장을 가상의 거래 환경을재현해 운용전략을 짜는 '투자성과 검증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하는 등 자체기술로 로보 어드바이저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중에는 KB국민은행이 올 1월 쿼터백투자자문과 함께 로보 어드바이저 자문형 신탁상품인 '쿼터백 R-1'을 출시했다.

또 KEB하나은행은 이달 초 '사이버 PB'를 선보였다.

이밖에 로보 어드바이저와 비슷한 형태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증권사들이 적지 않다.

유안타증권[003470]은 지난 1월 말 새로운 홈트레이딩 시스템인 티레이더2.0을내놓았다.

이 시스템은 상승·하락장에 맞는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인공지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유안타증권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037620]은 작년 5월부터 로보 어드바이저와 비슷하게 투자성향별로 3가지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제시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고객이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으로 인공지능 시스템의 도움을받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토록 한다.

이 때문에 편리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진화해보편적으로 활용되면 주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대폭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서비스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목받으면서 관련 업체가 늘어났다.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에는 200개 이상의 회사가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인 것으로알려졌다.

미국 로보 어드바이저의 운용자산은 2006년 3천억 달러에서 2020년 2조2천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68%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로보 어드바이저는 대면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고객의 리스크 수용도 등 민감한 사안을 충분히 파악할 수 없고, 알고리즘 기반 거래의 유효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 아직은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확산하고 있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수익을 내게 하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banan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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