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현대證 인수전 불참 왜?…"대우증권 합병이 먼저"

입력 2016-03-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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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방식·독식' 논란에도 부담 느낀 듯

미래에셋증권[037620]이 23일 현대증권[003450] 매각 본입찰을 이틀 앞두고 인수전에 불참키로 결정한 것은 KDB대우증권 인수·합병(M&A) 절차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막판에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던 현대증권 인수전은 다시 한국금융지주[071050]와 KB금융지주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현대증권 인수 컨소시엄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지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업계 리딩회사로 과열 경쟁 우려 등 큰 그림에서 고려한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애초 참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다가 고심 끝에 불참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현대증권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국내 사모펀드(PEF) LK투자파트너스로부터 SI로 참여해 달라는 투자 제안을 받았다.

미래에셋은 아시아 1위의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만들겠다는 박 회장의 뜻에 따라 처음에는 자기자본 3조2천억원 규모의 현대증권 인수전에 참여하는 쪽에 무게를두고 검토해 왔다.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SI로 참여해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단독 입찰에 나서는 것보다 인수에 드는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다.

또 LK파트너스가 현대증권을 인수한 뒤 지분을 미래에셋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을주는 방식의 거래가 가능해 미래에셋은 1천억∼3천억원의 투자만으로도 현대증권을넘볼 수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의 급작스러운 참여 '변수'에 현대증권 몸값이 과도하게 높아질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등 업계에서 논란이 일자 불참으로 최종 가닥을 잡았다.

미래에셋은 표면적으로는 '과열 경쟁 우려'를 내세웠다.

하지만 작년 말 인수한 대우증권[006800]의 인수·합병 절차를 차질 없이 끝내는 것이 당장은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현대증권을 인수하느냐 마느냐보다 대우증권과의 합병 절차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의 대우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미래에셋은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 여부가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심사 과정에서 자금 조달 문제 등이 재부각되면 대우증권 인수·합병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 일각의 관측이었다.

또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까지 증권업계 M&A 시장에 나온 대형사 2곳을 독식할 경우 곱지 않은 시선이 불거질 수 있는 점 역시 미래에셋으로선 부담이었다.

지난 20일 미래에셋이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알려진 뒤 업계 안팎에선 대형 증권사가 인수전에 직접 나서지 않고 뒤늦게 PEF와 손잡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기자본 10조원 규모의 대형 증권사가 우리나라에도 필요하긴 하다"면서도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차지한 마당에 현대증권까지가져가려는 것은 과해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당분간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인수·합병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외에 국내외 PEF인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 모두 6곳이 경쟁하는 현대증권 인수전은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2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막판 '메가톤급 변수'의 등장으로 긴장했던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일단한 시름을 놓는 분위기다.

두 곳을 포함한 인수 후보자들은 지난 18일 마친 예비실사 결과를 토대로 25일예정된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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