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초기 유치전서 은행은 외형, 증권사는 내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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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부터 유치경쟁이 치열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 실적을 보면 외형 면에선 초기에 은행이 주도했지만 내실은 증권사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ISA 출시 첫날(14일)은 은행의 압승이었다.

가입자 32만2천990명 중 은행 유치 고객이 31만2천464명(96.7%)에 달했다. 가입액도 은행이 802억원을 쓸어담아 증권사(293억원)를 큰 격차로 이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입액에서 증권사가 은행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있다.

ISA 판매 2주 차(21∼25일)에 총 1천987억원이 유치됐는데, 증권사를 통한 가입액이 1천19억원(51.3%)으로 은행(966억원, 48.6%)을 추월했다.

은행은 전국에 퍼진 지점망을 활용해 사전예약 기간에 고객을 미리 확보했다가출시 직후 한꺼번에 가입시킨 경우가 많아 초반 고객 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일단 계좌를 개설해 놓는 식의 영업전략을 펼쳐 1인당 가입금액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출시 이후 보름간 누적 기준으로 증권사 1인당 가입금액은 300만원으로 은행(35만원)의 10배에 육박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판매 첫날 10만 명 이상을 모집한 한 은행의 1인당 가입액은 4만원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ISA 출시 초기에 은행은 예금 등의 우대금리를, 증권사는 고금리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고객들은 ISA 자체보다는 이런 미끼상품을 보고 가입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는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에서 특판 RP를 100% 편입한 신탁형 ISA 상품을 만들어 원금은 물론 수익률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가입권유를 많이 했다"며 "이런 식으로 가입된 계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5월부터 ISA 수익률과 수수료 체계가 공개되면 같은 업권에 속한 금융사들도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수익률 비교가 가능해지면 고객은 은행이나 증권사, 그중에서도 어느 금융사의수익률이 높은지, 총수수료는 어디가 가장 저렴한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6월부터 ISA 계좌 이동까지 가능해지면 ISA 계좌 고객의 이탈과 합류로 금융사들의 경쟁은 한층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초기여서 고객 대부분이 수수료가 저렴한 신탁형에 가입했지만, 전문가의도움을 받아 고수익 투자를 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일임형 ISA 고객 수도 늘어날것으로 전망된다.

일임형은 현재 증권사만 판매할 수 있지만, 은행도 내달부터 일임형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단계여서 증권사와의 경쟁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룹 TF를 구성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해 일임형 ISA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내달 초순에 전산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anan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