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이광구 세일즈 행보' 통했나…우리은행 1만원대 안착

입력 2016-04-20 16:34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우리은행[000030]의 주가가 오랜 부진을 딛고 고공비행하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은행은 전날보다 100원(1%) 오른 1천150원에 거래를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7거래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5개월여 만에 1만원대에 안착했다.

올해 초만 해도 8천원대에 머물던 우리은행 주가는 전날에도 2.24%(220원) 오른1만50원에 마감하며 지난해 11월 10일(1만50원) 이후 5개월여 만에 1만원대를 회복했다.

우리은행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 것은 올해 2월 이광구 행장이 싱가포르와 유럽 등지의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기업설명회(IR)를 연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말 이후 올 1월 말까지 줄곧 20%대이던 우리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2월 들어 21%대로 높아진 뒤 3월 초엔 22%로 상승했다.

이어 지난 12일 23%대로 올라서고서 이날 현재 23.38%를 기록했다.

특히 주가가 3.75%(350원)나 뛴 지난 14일에는 외국인이 180만여 주를 한꺼번에쓸어담았다.

최정욱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이광구 행장의 해외 세일즈 행보가 주가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어은행주 전반적으로 좋았던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리라는 전망도 주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진석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올 1분기 순이익은 4천148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순이자마진(NIM)은 1.43%로전 분기보다 0.03%포인트 높아지고 대출성장률은 1.9%로 양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말했다.

그는 또 "우리은행은 1분기에 9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011200]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해 780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았다"며 "재무취약업종의 부실자산 정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 주가가 오르면 민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질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와 카드 사태가 금융업계에 남긴 상처를 한몸에 간직한 곳이다.

1990년대 은행권을 주름잡던 5대 시중은행 중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 우리금융지주가 만들어진 뒤 평화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이 편입됐다.

정부는 이들 부실 금융회사를 모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예금보험공사 채권을발행,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12조8천억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갖게 됐다.

공모와 블록세일(지분 대량 분산매각) 등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정부 지분은 꾸준히 줄어 현재 예보의 우리은행 지분은 51.04%다.

그러나 2010년부터 네 차례 시도된 민영화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번번이 실패로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작년 7월 다섯 번째로 우리은행 민영화에 나서겠다고발표했다.

이번에는 매각이 한층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예보 지분 30∼40%를 쪼개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분산매각하는 과점(寡占) 주주 방식까지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이 행장은 자사주를 매입하고 해외 IR에 나서는 등 우리은행 몸값을 높이기 위한 세일즈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정부가 우리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3천500원 수준의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

soh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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