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구조조정 느려…기업대출 신용 부정적"

입력 2016-04-26 14:18  

"국내 부동산 거품 없다…가계부채 우려 안 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6일 국내 기업 구조조정이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대출의 신용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내 무디스 부사장은 이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 구조조정이 생각처럼 빨리 진행되지 않고 있고 최근 한계기업에 대한 레버리지(차입)도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사장은 "조선업의 구조조정은 2009년부터 시작됐지만, 아직도 지연되고 있다"며 "구조조정 방안이 빨리 해결돼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유가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돼 조선·해운은 전 세계적으로 과잉생산 문제가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위험이 큰 산업군으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설·조선·해운·철강 등 5개를 꼽으면서 이들에 대한 국내 8개 대형은행의 위험 노출(익스포저)비율은 총 여신규모의 11%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런 기업신용 위험과 경제 성장률 저하를 이유로 최근 국내 은행권에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이 부사장은 그러나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선 긍정적 시각을 밝혔다.

그는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08년 이후 평균 4%가량 성장했다"며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비슷해 자산의 거품 위험(버블 리스크)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우려하지 않는 상태"라며 "은행주택담보대출의 평균 신용등급이 2.8등급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역시 50% 이하로 안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신용 문제가 은행권 전체의 구조적 위험으로 번질 가능성도 작다고 그는 진단했다.

무디스는 또 국내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 시장에 대해 "적시상환지표(TPI)를 상향 조정하고 리파이낸싱 마진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커버드본드 시장의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한국의 커버드본드 시장이 예전보다 성숙했고 관련 법제가 긍정·우호적이라 평가하기 때문"이라면서 우호적 평가의 이유를 밝혔다.

커버드본드는 금융사가 우량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으로, 국내에서는 국민은행이 2009년 5월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처음으로 발행한 바 있다.

ljungber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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