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100억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중 1년 수익률 최고
"2009년 헬스케이펀드를 내놓을 때만 해도 모두가 반신반의했어요." '마법의 성'을 부른 가수 출신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김광진(51) 전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이 2009년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설계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심지어 '헬스케어'라는 용어 자체도 생소했다.
지금은 개인 투자자로 활동하는 그는 "2009년만 해도 바이오나 헬스케어주는 시가총액 자체가 적어 주목받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100세 시대나 고령화 사회라는 말조차 거론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2000년대 들어 바이오주는 인간게놈 프로젝트 완성 때를 시작으로 서너 차례 주기적으로 붐을 형성했다가 꺼지곤 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바이오주는 테마로 움직인다고 생각했고 중장기적으로어떤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김 전 본부장은 "내부적으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펀드 설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형, 매형 등 집안에 의사가다섯이나 돼 바이오 헬스케어분야는 비교적 익숙한 산업이어서 접근이 쉬웠고 전망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장기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미래 성장성이 크다는 점이었다.
당장은 실체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업종 안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이뤄내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선진국과 비교해 산업화 초기다 보니 섹터 펀드로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김 전 본부장은 "다른 제조업체와 비교해 성과가 바로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모두가 성장성을 설명하면 반신반의했다"며 "워낙 변동성이 크고 사업 가치를 평가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2013년 말 200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친 이 펀드는 그러나 최근 2년 새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설계 당시 참여해 현재까지 펀드를 운용하는 한용남 부장(41·펀드매니저)은 "3년 전까지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한미약품[128940]의 기술 수출 등으로 가능성이 확인되고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 산업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순수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펀드 설정액은 현재 2천200억원으로 2013년말과 비교해 10배로 불어났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중에서 김 전 본부장이 설계한 '동부[012030] 바이오헬스케어1'펀드의 1년 수익률이 15.3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7.4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성과다.
이 펀드의 2009년 11월3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120.22% 수준이다.
이 펀드는 현재 75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등 바이오·헬스케어주를 55개 정도 담고 나머지 20개 종목은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배당주 등 안정적인 주식으로 채웠다.
투자 판단의 기준은 기술력과 경영인의 도덕성, 그리고 사업 마인드·능력 등세 가지다.
한 부장은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성을 보고 시장의관심이 멀어질 때를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이오·헬스케어는 제약에서부터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분야까지를 아우른다.
제약, 신약,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미용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2012년 동부자산운용을 나와 여의도에서 개인 투자가로 활동하는 김 전 본부장도작년에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로 재미를 봤다.
그는 "바이오·헬스케어주는 소외당하고 인기가 없을 때 사서 2년 이상 임상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한다"며 "최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싼 것으로보이는 미국 바이오 주식에도 투자했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선 장기적으로 어떤 기준을 갖고 투자할지, 즉 철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전 본부장은 "바이오 성장주뿐만 아니라 자산가치나 현금흐름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더 클래식'이란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마법의 성'을 히트시킨 그는 1989년 장은투자자문과 하나경제연구소를 거쳐 삼성증권과 동부자산운용에서 리서치애널리스트로 일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2009년 헬스케이펀드를 내놓을 때만 해도 모두가 반신반의했어요." '마법의 성'을 부른 가수 출신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김광진(51) 전 동부자산운용 본부장이 2009년 11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설계할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심지어 '헬스케어'라는 용어 자체도 생소했다.
지금은 개인 투자자로 활동하는 그는 "2009년만 해도 바이오나 헬스케어주는 시가총액 자체가 적어 주목받지 못했고 사회적으로 100세 시대나 고령화 사회라는 말조차 거론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2000년대 들어 바이오주는 인간게놈 프로젝트 완성 때를 시작으로 서너 차례 주기적으로 붐을 형성했다가 꺼지곤 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선 바이오주는 테마로 움직인다고 생각했고 중장기적으로어떤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김 전 본부장은 "내부적으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와펀드 설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와 형, 매형 등 집안에 의사가다섯이나 돼 바이오 헬스케어분야는 비교적 익숙한 산업이어서 접근이 쉬웠고 전망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장기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미래 성장성이 크다는 점이었다.
당장은 실체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업종 안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이뤄내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했다. 선진국과 비교해 산업화 초기다 보니 섹터 펀드로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 주류였다.
김 전 본부장은 "다른 제조업체와 비교해 성과가 바로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모두가 성장성을 설명하면 반신반의했다"며 "워낙 변동성이 크고 사업 가치를 평가하는 게 쉽지 않은 데다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2013년 말 200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친 이 펀드는 그러나 최근 2년 새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설계 당시 참여해 현재까지 펀드를 운용하는 한용남 부장(41·펀드매니저)은 "3년 전까지만 해도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한미약품[128940]의 기술 수출 등으로 가능성이 확인되고 고령화는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 산업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순수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펀드 설정액은 현재 2천200억원으로 2013년말과 비교해 10배로 불어났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국내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중에서 김 전 본부장이 설계한 '동부[012030] 바이오헬스케어1'펀드의 1년 수익률이 15.36%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7.47%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우수한 성과다.
이 펀드의 2009년 11월3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120.22% 수준이다.
이 펀드는 현재 75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등 바이오·헬스케어주를 55개 정도 담고 나머지 20개 종목은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배당주 등 안정적인 주식으로 채웠다.
투자 판단의 기준은 기술력과 경영인의 도덕성, 그리고 사업 마인드·능력 등세 가지다.
한 부장은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성을 보고 시장의관심이 멀어질 때를 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이오·헬스케어는 제약에서부터 정보기술(IT)과 결합한 분야까지를 아우른다.
제약, 신약,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미용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다.
2012년 동부자산운용을 나와 여의도에서 개인 투자가로 활동하는 김 전 본부장도작년에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로 재미를 봤다.
그는 "바이오·헬스케어주는 소외당하고 인기가 없을 때 사서 2년 이상 임상 진행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다려야 한다"며 "최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싼 것으로보이는 미국 바이오 주식에도 투자했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에선 장기적으로 어떤 기준을 갖고 투자할지, 즉 철학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전 본부장은 "바이오 성장주뿐만 아니라 자산가치나 현금흐름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사모펀드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더 클래식'이란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마법의 성'을 히트시킨 그는 1989년 장은투자자문과 하나경제연구소를 거쳐 삼성증권과 동부자산운용에서 리서치애널리스트로 일했다.
indigo@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