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 코스닥본부장 인터뷰…"체질 개선은 80% 정도 진척"
코스닥시장이 오는 7월 1일 사람으로 치면 성인의 나이가 된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두 번 흘러가는 동안 코스닥시장이 외형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성장해 왔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작년 내츄럴엔도텍[168330] 사태에 이어 올해 코데즈컴바인[047770]의이상 급등세를 겪은 탓에 여전히 코스닥시장의 안정성에는 물음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 20주년을 앞두고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직도 코스닥시장에 대한 과거 잔상이 많이 남아 있는 것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잔상이란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벤처 붐에 힘입어 활황을 구가하다가 거품이 갑자기 꺼지면서 폭락했던 2000년대 초반의 '아픈' 기억 얘기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 20주년은 사람이 성장통을 이겨내고 어엿한 청년이 되는것처럼 시장이 청년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벤처 거품 이후 코스닥시장의체질 개선은 80% 정도 진척됐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중소·벤처기업이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돕기 위해 개설됐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시장을 벤치마킹한 코스닥은 작년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면에서 모두 세계 주요 신시장 3위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개설 당시 343곳이던 상장사는 현재 1천164곳으로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셀트리온[068270] 등 바이오·제약주를 중심으로 우량 기업이 늘어난 덕분에 현재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이 20여 곳이다.
작년 코스닥의 종목별 평균 일간 변동성은 3.91%로 코스피(3.33%)와 근접한 수준에 이르렀다.
불성실공시법인·관리종목 지정 건수, 횡령·배임 발생 건수 등도 꾸준히 줄어작년에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 면에서 작년 4월 발생한 내츄럴엔도텍 사태는 아쉬웠던 순간이라고 김 본부장은 돌아봤다.
작년 4월 22일 장중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의혹이 불거지면서 내츄럴엔도텍과 관련주들이 추락했고 그 여파로 코스닥은 장중 한때 5%가량 폭락했다.
김 본부장은 "사실 2007년, 2008년까지는 이런 사건이 다반사였다"며 "부단한자정 노력을 통해 시장 건전화를 이루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 활황장에 들어서던시기에 개별 기업 때문에 시장 전반의 신뢰성이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관리종목이던 코데즈컴바인이 유통주식 수 부족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스몰캡(소형주) 지수 편입 재료가 겹친 영향으로 급등하자 거래소가 부랴부랴 '품절주'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사실 시장의 모든 이벤트를 제도가 수용할 수는 없다"며 "성숙한투자 문화의 정착이 아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이 가장 빛났던 순간으로는 작년 하반기를 꼽았다.
한동안 500∼600선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코스닥은 작년 4월 제약·화장품 랠리에 힘입어 7년 만에 7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20일 782.64까지 치솟으며 800선 돌파를 넘봤다.
이에 힘입어 작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조5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유동성도 큰 폭으로 늘었다.
그는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와 달리 신성장 기업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해코스피 동조화 현상도 약화됐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연초부터 코스피가 각종 글로벌 불안 요인으로 출렁일 때도코스닥은 큰 변동성 없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다.
코스닥시장의 재평가로 기관·외국인 투자자 매매 비중도 2011년 6.9%에서 작년10.6%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이 우리나라 산업 혁신을 이끌 주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내비쳤다.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하고돌아온 김 본부장은 "그곳에서 코스닥이 우리나라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의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등 대한민국의 전통 산업은 한계에 부딪혔다"며 "산업을 혁신해야 하는데, 그 핵심 주체는 지금 코스닥에서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은 바이오 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거래소도 코스닥시장이 독립된 시장으로 성장할 자생적인 기반을 갖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김 본부장은 "과거에는 기업 규모에 의해 시장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산업 특성에 맞춰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며 "코스닥을 모든 기술·성장형 기업의 메인보드로키우는 게 기본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향후 넷마블게임즈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굵직한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코스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코스닥 개별주식 선물 5개 종목을 다음 달 중 추가 상장하고 코스닥 종목을 기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시장이 미래성장 산업의 젖줄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코스닥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처럼 코스피와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김 본부장이 인터뷰 말미에 내비친 자신감이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코스닥시장이 오는 7월 1일 사람으로 치면 성인의 나이가 된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두 번 흘러가는 동안 코스닥시장이 외형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성장해 왔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작년 내츄럴엔도텍[168330] 사태에 이어 올해 코데즈컴바인[047770]의이상 급등세를 겪은 탓에 여전히 코스닥시장의 안정성에는 물음표가 따라붙기도 한다.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코스닥 20주년을 앞두고 지난 17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아직도 코스닥시장에 대한 과거 잔상이 많이 남아 있는 것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잔상이란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벤처 붐에 힘입어 활황을 구가하다가 거품이 갑자기 꺼지면서 폭락했던 2000년대 초반의 '아픈' 기억 얘기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 20주년은 사람이 성장통을 이겨내고 어엿한 청년이 되는것처럼 시장이 청년기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며 "벤처 거품 이후 코스닥시장의체질 개선은 80% 정도 진척됐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중소·벤처기업이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돕기 위해 개설됐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시장을 벤치마킹한 코스닥은 작년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면에서 모두 세계 주요 신시장 3위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개설 당시 343곳이던 상장사는 현재 1천164곳으로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셀트리온[068270] 등 바이오·제약주를 중심으로 우량 기업이 늘어난 덕분에 현재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이 20여 곳이다.
작년 코스닥의 종목별 평균 일간 변동성은 3.91%로 코스피(3.33%)와 근접한 수준에 이르렀다.
불성실공시법인·관리종목 지정 건수, 횡령·배임 발생 건수 등도 꾸준히 줄어작년에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 면에서 작년 4월 발생한 내츄럴엔도텍 사태는 아쉬웠던 순간이라고 김 본부장은 돌아봤다.
작년 4월 22일 장중 내츄럴엔도텍의 '가짜 백수오' 의혹이 불거지면서 내츄럴엔도텍과 관련주들이 추락했고 그 여파로 코스닥은 장중 한때 5%가량 폭락했다.
김 본부장은 "사실 2007년, 2008년까지는 이런 사건이 다반사였다"며 "부단한자정 노력을 통해 시장 건전화를 이루고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해 활황장에 들어서던시기에 개별 기업 때문에 시장 전반의 신뢰성이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관리종목이던 코데즈컴바인이 유통주식 수 부족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스몰캡(소형주) 지수 편입 재료가 겹친 영향으로 급등하자 거래소가 부랴부랴 '품절주'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사실 시장의 모든 이벤트를 제도가 수용할 수는 없다"며 "성숙한투자 문화의 정착이 아쉬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시장이 가장 빛났던 순간으로는 작년 하반기를 꼽았다.
한동안 500∼600선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코스닥은 작년 4월 제약·화장품 랠리에 힘입어 7년 만에 7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20일 782.64까지 치솟으며 800선 돌파를 넘봤다.
이에 힘입어 작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조5천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유동성도 큰 폭으로 늘었다.
그는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와 달리 신성장 기업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해코스피 동조화 현상도 약화됐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연초부터 코스피가 각종 글로벌 불안 요인으로 출렁일 때도코스닥은 큰 변동성 없이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다.
코스닥시장의 재평가로 기관·외국인 투자자 매매 비중도 2011년 6.9%에서 작년10.6%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이 우리나라 산업 혁신을 이끌 주역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내비쳤다.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하고돌아온 김 본부장은 "그곳에서 코스닥이 우리나라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전의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등 대한민국의 전통 산업은 한계에 부딪혔다"며 "산업을 혁신해야 하는데, 그 핵심 주체는 지금 코스닥에서 주력산업으로 자리 잡은 바이오 등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거래소도 코스닥시장이 독립된 시장으로 성장할 자생적인 기반을 갖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김 본부장은 "과거에는 기업 규모에 의해 시장을 선택했지만 이제는 산업 특성에 맞춰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며 "코스닥을 모든 기술·성장형 기업의 메인보드로키우는 게 기본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향후 넷마블게임즈와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굵직한 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코스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코스닥 개별주식 선물 5개 종목을 다음 달 중 추가 상장하고 코스닥 종목을 기초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코스닥시장이 미래성장 산업의 젖줄이 될 수 있도록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코스닥은 애플, 페이스북 등이 상장된 미국 나스닥처럼 코스피와는 차별화된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김 본부장이 인터뷰 말미에 내비친 자신감이다.
hanajja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