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가슴 쓸어내린 증시…"검은 월요일은 피했지만…"

입력 2016-06-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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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양대 증권시장은 27일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충격파를 딛고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브렉시트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위험)와는 다르다는 분석이나오는 가운데 국제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이 어렵다는 점에서 증시가완전한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0.08%) 오른 1,926.85로, 코스닥은 0.

96포인트(0.15%) 상승한 648.12로 마감했다.

영국 국민투표로 뜻밖의 브렉시트가 결정되면서 충격파가 그대로 전달됐던 지난24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3.09%, 4.76% 하락하며 '패닉 장세'를 연출했던 점을감안하면 시장 불안감이 생각보다 빠르게 누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이날의 구원 투수는 금융투자(증권사 자기매매)와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이었다.

프로그램 매매를 활용해 차익을 노린 금융투자 창구에서 2천58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저가 매수에 뛰어든 투신권에서는 1천41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연기금(232억원)까지 매수에 가담하면서 기관이 전체적으로 4천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관들이 대거 매수에 뛰어들어 지수가 극적으로 반등했다"며 "다만 금융투자 창구의 매매는 단기 차익 매매용인 만큼 안도 장세로 추세가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번 브렉시트가 본질적으로 펀더멘털(기초체력) 붕괴로 인한 이슈가 아니라는분석도 시장 공포를 누그러뜨리는 요인이 됐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이번 사태를 "금융위기로 보기는 어렵다"며 코스피 저점을 1,830~1,850선으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블랙 스완(잘 일어나지 않지만 한 번 일어나면 막대한 영향을주는 현상)으로 볼 수 없다"며 이번 조정 장세의 저점으로 1,850선을 예상했다.

글로벌 정책 공조에 대한 기대감도 이날 반등을 이끈 요인이다.

이번 주 예정된 EU 정상회의, 유럽의회 임시회의 등을 통해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선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책 공조나 주요국의 정책 대응이 강화될전망"이라며 "가격메리트와 2분기 실적을 모두 고려한 결과 기계, 증권, 화학, 에너지 업종이 단기 기술 반등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브렉시트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는 평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브렉시트 관련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를 열고상황발생 시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보조를 맞춰 이번 주 공개시장운영 계획을 통해 3조원 이상의단기 유동성을 시중에 더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브렉시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이날 증권사 사장단이 참석한 대책회의를 여는 등금융투자업계 차원에서 시장 부양 의지를 보여준 것이 긍정적인 분위기 형성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애초 예상과 달리 이날 한국 주식 순매수에 나선 영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여전한 데다가 EU에서의 추가 탈퇴 등 불확실한 변수들이 적지 않아 증시의불안 장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지형 한양증권[001750]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슈의 영향력이 충분히 시장에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단기 바닥권을 예단한 시장 접근은 자제할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연구원도 "향후 증시는 브렉시트와 관련한 뉴스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충격의 강도가 다소 누그러지긴 했지만 브렉시트 영향을 받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82.3원으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2.4원 올랐다.

무려 29.9원이나 급등했던 지난 24일에 비하면 상승폭이 작았지만, 장증 변동폭이 14.2원에 달할 정도로 큰 변동성을 보였다.

국고채 시장에서는 브렉시트 여파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채권 금리의 최저치 경신이 이어졌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3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1.289%를 나타냈다.

3년물은 지난 24일 브렉시트 국민투표 찬성 여파로 연 1.249%를 기록한 이래 하루 만에 사상 최저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10년물도 1.6bp 내린 연 1.484%를 기록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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