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버블보다 디플레"

입력 2016-07-19 07:31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해결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기 시작하면서 유동성 폭풍이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다.

주요국 주가가 연중 고점을 돌파하고 금리가 마이너스(―)로 추락한 채권도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은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후 크고 작은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너도나도 돈을 풀다 보니 거의 모든 자산에 거품이 끼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그로스가 채권 거품을 거론한 것도 벌써 3년째인데, 미국 주식은 주가수익비율(PER)상 역사적 고점이지만, 이를 무시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무제한에 가까운 유동성 장세의 끝은 어디일까? 단편적으로는 어느 한쪽에서 버블(거품)이 터지면서 공멸할 수도 있겠지만, 좀더 냉정하게 생각하면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버블이 터지지도, 그렇다고 유동성 장세가 끝나지도 않을 것이다.

쉽게 말해 지금 당장은 버블과 부채가 문제이지만, 거꾸로 집값이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한다면 이로 인한 후유증은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진원지 미국에서 앞으로 슈퍼 버블이 올지라도 지금은 천문학적인 돈을 풀 수밖에 없다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듯이 지금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버블보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일 가능성이 크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나 2003년 카드 사태를 겪으면서 빚(부채)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긴 한국에선 버블이라는 단어 자체가 갖는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

하지만 경기회복이 불안정한 현 상황에서 당장 허리띠를 줄이기(유동성 흡수등 긴축정책)를 시작한다면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버블을 즐길 필요는 없더라도 지나치게 신중한 자세를 취할 필요는없어 보인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구체화한 다음에나 버블 줄이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시점이다.

(작성자: 강현철 NH투자증권[005940] 투자전략부 이사. clemens.kang@nhwm.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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