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미래에셋, 대체투자 '광폭행보'…운용자산 9조원 육박

입력 2016-08-15 06:23  

10년 새 3.5배로 급증…대형호텔·리조트 쏠림에 우려 목소리도

투자업계의 큰손인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그룹이 대체투자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난 9일 1조원대 프로젝트인 전남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했다. 이후 박 회장은 2박3일 일정으로 여수 일대를 탐방하면서 투자환경을 살피는 등 이 프로젝트를 직접 챙기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띄웠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층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미래에셋의 대체투자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체투자 운용자산(AUM)은 지난 9일 현재 8조8천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7년(연말기준 2조4천983억원)에 비해 6조원 이상불어난 규모로, 10년도 채 안 돼 3.5배로 증가한 셈이다.

대체투자 운용자산 2위인 KB자산운용(7조580억원)과는 2조원가량 격차를 벌려놓았다.

미래에셋그룹은 수년 전부터 자산운용의 중심축을 주식·채권에서 대체투자 자산 쪽으로 옮겨왔다.

대체투자는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이 아닌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기업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대체투자를 펀드와 투자일임 가운데 부동산, 특별자산(인프라),사모투자펀드(PEF)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국내 최초의 PEF와 부동산 펀드를 선보였고, 2009년에는 국내 첫 해외 투자 인프라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07년 2조5천억원에 못 미치던 대체투자 운용자산이 최근까지 매년 평균 30% 가까이 불어나 지금은 9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1위의 대체투자 자산운용사로성장했다.

기초자산별로는 부동산이 5조8천684억원 규모로 가장 많고 특별자산 1조7천516억원, PEF 1조2천55억원 순이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대체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에는 4%에 불과했지만 2010년 이후로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2006년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 인수, 2009년 호주 해수 담수화 시설 사업 투자, 2010년 서울 미래에셋센터원 건설, 2011년 골프공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 인수,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페어몬트호텔 인수, 최근의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투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은행의 시대가 저물고 투자업계의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하는 박 회장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선 꾸준하게 운용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대체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 왔다.

미래에셋대우[006800](옛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과감하게 배팅하면서 "국내를넘어 해외 우량자산을 국내외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던 것은 같은 맥락이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올 11월 미래에셋증권[037620]과 미래에셋대우의 합병 완료로 국내 최대인 자기자본 6조7천억원대 증권사를 보유하게 되는 미래에셋그룹의대체투자는 한층 더 속도를 낼 공산이 크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여수 경도를 포함한 다도해 지역과 강원도 같은 청정지역을중심으로 관광개발 사업과 인프라 분야 등에 향후 2조원까지 투자액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미래에셋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저금리·저성장 시대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국내 투자 문화의 체질 개선을 선도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대체투자에 뛰어드는 기관투자가와 금융사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관투자가나 자산운용사들도 이제는투자 대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때가 되긴 했다"면서 "미래에셋의 대체투자 확대노력은 그런 측면에서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체투자는 자금 흐름에 대한 금융당국의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어렵다는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의 이장욱 과장은 최근 내놓은 '국내 대체투자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체투자는 전통적 투자 대상보다 유동성이 낮고 위험이 커 거시경제 충격이 발생하면 높은 손실이 우려된다"며 대체투자 자산의 위험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장은 부동산 간접투자의 경우 오피스텔 등의 공실률이 상승하면 수익률이 떨어지고, 해외 대체투자는 환율 변동이나 투자 지역의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래에셋의 대체 투자가 부동산 투자, 그중에서도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에집중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초기에는 오피스 건물 위주였으나 갈수록 특급호텔이나 리조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중 인수를 마무리하는 미국 하와이 오아후의 하얏트 리젠시 와이키키까지포함하면 해외 특급호텔에 투자한 금액만 2조원을 훌쩍 넘는다.

5천200억원을 들여 지난해 개장한 '포시즌스 서울'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특급호텔에 투자한 금액은 2조6천억원에 육박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대체투자 전문가는 "오피스는 임대차계약 등의 구조화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으나 대형 호텔이나 리조트는 보통 운용수익을 배당받기 때문에 위험(리스크)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이를 살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아 추후 엑시트(자금회수) 과정의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오피스 빌딩보다는 호텔이나 리조트가 수익성이나 투자 가치가 좋다"면서 "랜드마크 호텔의 경우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자본 이득을 빼고도 배당 수익만 연 6% 이상 기대할 수 있다"고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좋은 매물은 글로벌 경쟁에서 선점하지 못하면 인수가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앞으로도 특급호텔이나 리조트 중심으로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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