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업 체질 강해졌다…1천원어치 팔아 78원 남겨(종합)

입력 2016-08-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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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관련 내용을 보완합니다.>>구조조정·원화약세·유가안정 영향…"매출 정체는 약점" 지적도

올 들어 코스피 상장사들의 전체 영업이익이 삼성전자[005930]의 부활과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대폭 대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약세 및 국제유가 하락 진정세도 국내 기업의 수익성 개선을 도왔다.

다만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 매출 성장세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라 일각에선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호실적 배경엔 우호적인 환율·유가 흐름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7일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2월 결산법인 514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804조5천504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견줘 0.64% 늘었다.

영업이익은 62조9천14억원, 순이익은 47조1천978억원으로 각각 14.44%, 20.17%증가했다.

기업이 얼마나 장사를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익 지표도 개선됐다.

작년 상반기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82%로, 전년의 6.88%보다 0.94%포인트 개선됐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5.87%로, 0.9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기업이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아 78원의 영업이익을 남겼고, 이중 실제로 손에 쥔 돈은 59원이라는 의미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주요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양호했다.

원화 약세가 이어지며 수출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데다 감원, 비용 감축 등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기업의 '큰 형'격인 삼성전자가 생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준 것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며 "환율 상승, 유가 반등으로인한 상품 가격 상승이 수출 기업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삼성전자 실적이 스마트폰 판매 호조세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왔다"며 "공급 과잉 우려가 짙었던 정유·화학,철강 기업들도 원화 약세 속에서 두드러진 개선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수익성 개선세는 뚜렷했다.

삼성전자를 뺀 상장사들의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0.01% 늘었고,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4.24%, 24.9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용 축소에만 기댄 수익 개선이 아니라고판단한다"며 "지난 3년간 국내 기업의 혹독한 구조조정 효과와 체질 개선 노력이 구조적인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 업종별 희비…금융 부문에선 은행 웃고·증권 울고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업종은 건설업과 기계, 운송장비 등이었다.

건설업 순이익은 작년 상반기 대비 흑자 전환했고 기계(319%), 운송장비(60%),화학(41%), 의약품(32%) 등의 순이익 증가율은 타 업종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반면 비금속광물(-85%), 유통업(-49%), 의료정밀(-46%) 업종의 순이익은 감소했다.

운수창고업은 적자를 지속했다.

금융업은 은행의 호조세로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증권 등 세부 업종별로는 다른양상을 나타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금융사 51곳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1%, 7.7%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52.95%, 49.31% 증가한 데 비해 증권업은 각각 44.56%, 42.61%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경우 작년 상반기에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는주가연계증권(ELS) 운용수익의 악화와 주식시장의 박스권 흐름으로 수익이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연결 기준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강원랜드(39.86%)로 나타났다. 그 뒤를 케이티앤지(33.90%), 엔씨소프트(33.64%), 잇츠스킨(28.72%), 네이버(27.

51%)가 이었다.

흑자 전환을 기록한 기업은 현대중공업, 한화테크윈, 삼성SDI 등 61곳이었다.

적자로 돌아선 곳은 한진해운, STX, LG디스플레이, 하나투어 등 44곳이었다.

◇ '형보다 나은 아우'…코스닥 상장사는 매출·이익 동반 성장 코스닥 기업들은 외형과 이익의 동반 성장을 이뤄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집계한 코스닥 12월 결산 법인 683곳의 올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65조8천92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3%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조6천145억원과 2조5천372억원으로 각각 5.90%, 4.32% 늘었다.

성장 정체에 허덕이는 코스피 기업에 비해 코스닥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이 동반성장하는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49%로 작년 동기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 순이익률은 작년 동기와 같은 3.85%로 집계됐다.

683개사 가운데 470곳(68.81%)은 흑자를 냈고 213곳(31.19%)은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휴맥스홀딩스(243%), 인포바인(65%), 메니톡스(58.51%),이크레더브(50.78%), 쎌바이오텍(41.45%), 컴투스(41.42%) 등의 순으로 높았다.

◇ 실적개선 지속 여부 미지수…매출 부진 '옥에 티' 올 상반기 실적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매출이 정체 흐름을 보인 점은 '옥에 티'로 꼽혔다.

결국은 매출 성장이 담보돼야 이익 개선세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긍정적으로 보면 이익이 2014년을 저점으로회복세를 탔다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매출 부진이 계속되면 이익증가는 어렵다는점에서 약점이 있는 실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매출 성장이 전제돼야 하지만 구조적으로는 조선, 철강, 화학 등은한계산업이 된 상황이고 IT와 자동차는 성숙기에 진입해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며"결국 올해도 불황형 흑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원화가 급격히 강세 흐름으로 전환한 것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개선세가 계속 이어질지 잘 모르겠다"며 "상반기 호실적에는 원화 약세와 유가 반등 효과가 작지 않았는데, 최근 원화 강세가 전개돼 호실적이 지속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고 있지만환율이 많이 빠지는 부분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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