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수로 떠오른 '최순실 게이트' 악영향 커지나

입력 2016-10-27 06:09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까지 불거진 현 정국과 비교해 볼 수있는 사례로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대한 헌정사상 첫 탄핵 소추를 꼽는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탄핵 소추 때는 코스피가 단기간에 6% 이상 빠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3월12일 코스피는 하루 2.43% 하락한 848.80으로 마감했다.

당시 코스피는 탄핵안 발의 논의가 본격화된 3월 5일부터 12일까지 6거래일 연속 떨어져 이 기간의 낙폭이 6.46%에 달했다. 그때 탄핵 소추안의 국회 발의는 3월9일 이뤄졌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도 정치 이슈로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번에도 정국 혼란으로 투자자의 심리적인 불안감이 지속되면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최순실 게이트의 악영향이 증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1.14% 하락했다.

이에 비해 같은 날 일본의 니케이225 지수는 0.15% 올랐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50%), 대만 가권지수(-0.25%), 홍콩 항셍지수(-1.02%)는 떨어지기는 했지만 코스피보다는 하락폭이 작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선물 매도가 많았는데 불안한 현 정국이 외국인의 불안심리를 자극했을 수 있다"며 이미 악영향이 나타났다는 견해를 밝혔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도 "코스피가 다른 아시아권 증시보다 많이 빠진 편인데 특별히 한국에 불리한 경제 지표 발표가 없었던 만큼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2% 가까이 빠지면서 코스피의 지수 낙폭이 커졌을 뿐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829억원)가 눈에 띌 만큼 큰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정치적인 이슈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전날 코스피 하락과 현 정국을 "연결시키기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최순실 파문에 따른 국정 혼란이 이어지더라도 금융시장에 대한 악영향이 지속적이기보다는 단기간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과거에도 정국 불안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까지 훼손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상재 팀장은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치 이슈는 심리적인 위축을 불러올 수는 있지만 원인이 해소되면 증시가 원상회복된다"며 "이런 상황이 저가매수기회가 됐다는 게 역사적인 경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탄핵안이 가결되고서는 코스피가상승세로 돌아서 4월7일에는 909.93까지 오르면서 탄핵 정국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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