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패닉 장세 언제까지…불확실성 고조에 투매 양상

입력 2016-11-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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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970·코스닥 610선 장중 동반 붕괴朴대통령 사과성명 이후 코스피 시총만 42조원 증발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양대 주식시장이 미국대선과 '최순실 게이트' 등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내외 악재 요인이 겹치면서 투매양상을 보이는 패닉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2일 코스피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을 이탈한 뒤 낙폭을점차 키워 1,970선까지 추락했다.

오후 2시4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8.69포인트(1.43%) 하락한 1,978.70을 나타내고 있다.

이 시각 기준 코스피 시총은 1천261조4천780억원 수준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달24일(1천303조6천350억원) 이후 약 42조원이 증발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발 통화정책 및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대내적으로는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국정 공백 사태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우선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3시 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미국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된 힌트가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이 지난주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재수사한다고 밝힌 후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것도 증시의 불안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글로벌 증시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다.

위험자산 투자심리의 바로미터인 유가도 최근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알제리에서 열린 비공식회동에서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하기로 했지만, 이란과 이라크 등이 감산에 동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유 가격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모멘텀 부재와 빅 이벤트 대기로 관망 심리가 커진상황"이라며 "11월 FOMC 이후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클린턴과 트럼프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내 정국 혼란으로 경제와 외교 분야에서 정책 공백이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최 씨가 사실상 이끈 미르·K스포츠 등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의 검찰수사에 직면한 것도 해당 기업 주가에는 악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001200]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70∼80%는 글로벌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고 전제한 뒤 "'최순실 게이트'도 증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이 높은 코스닥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 및 유동성 축소 우려가 커지면서 코스피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한 달 전 700선 목전에서 움직이던 코스닥은 투매 양상이 나타나면서 600선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시각 현재 코스닥지수는 17.35포인트(2.77%) 하락한 609.03을 나타내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의 큰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그간 낙폭이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추가 하락폭에 대해선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의 확정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구간인 1,975~1,980선 구간에서 하방 지지력 테스트가 이어질 것"이라며 "펀더멘털 이슈보다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조정이기 때문에 투매보다는 긴 호흡으로 대응할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증시 상승세를 제한하고 있지만 코스피 저평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올해 4분기 및 내년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등 이전의 정치적 혼란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은 단기 급락했다가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과세요건 강화에 따른 대주주 양도소득세 이슈등이 겹쳐 연말까지 부정적인 수급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김용구 연구원은 "12월 미국 금리 인상 이벤트, 과세 요건 회피를 위한 대주주들의 매도 가능성, 실적 신뢰도 훼손 등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악재가 겹치고있다"며 "코스닥지수 하단을 580선까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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