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 확인소홀로 공사대금 20억원 잘못 지급

입력 2014-10-28 16:09  

설계반영 대가 챙긴 공단 출신 설계사 징역 2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설계단가 확인을 소홀히 해20억원이 넘는 공사대금을 잘못 지급한 사실이 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됐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황의동 부장판사)는 공단 출신 설계사 김모(49)씨와 통신설비 제조업자 최모(44)씨에게 적용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서로 짜고 2012년 3월 김씨가 맡은 호남고속철도 선로변 광영상 전송설비 시설공사 설계에 최씨 업체의 부품을 반영하는 한편 부품단가도 5배 부풀린 견적서를 공단에 제출, 같은 해 9월 공사 발주 후 지난해 11월 민원 제기로 공단 감사가시작돼 공사가 중단될 때까지 22억6천여만원의 대금을 받아 낸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단가가 적정하지 않은 견적서를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기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부고속철도 등 선행공사의 설계단가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공단실무자들이 김씨가 제출한 견적서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실질적으로 심사했어야 함에도 일부 기능추가로 설비 1개당 1천만원 이상의 가격상승 요인이 있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그대로 공사를 발주했다"며 "공단이 김씨 등의 거짓말에 속아 부풀려진 설계가를 기초로 공사를 발주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김씨와 최씨가 3년에 걸쳐 매달 100만∼350만원씩 총 1억145만원의 설계반영 대가를 주고받은 행위에 대해서는 가볍지 않은 처벌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배임수·증재죄로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김씨에게는 받은 돈에 해당하는 추징금도 더했다.

재판부는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고속철도의 운영 및 관리 업무에 대한 공정성을 침해한 죄질이 매우 나쁘고 특히 김씨의 경우 철도시설공단 근무 당시 뇌물수수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고려하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실형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cobra@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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