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국민 자부심 고양ㆍ국제협력 기회로 삼아야" ③

입력 2015-12-24 06:00  

미국 브라운대 피터스 교수ㆍ인도 피차매니 ISRO 부회장·일본 하루야마 JAXA 교수

"달탐사는 더는 한두 나라가 지배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참여국마다 강점과 특기를 가지고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은 달탐사를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고 국제협력을 확대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탐사에 수십년간 참여해온 브라운대학 칼 피터스 교수는 23일 연합뉴스와 서면인터뷰에서 "달탐사는 이제 더는 한 두 나라가 지배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며 달탐사 준비를 본격화하는 한국에 이같이 조언했다.

브라운대 지질학 연구교수인 피터스 박사는 현재 NASA가 인도 찬드라얀1호에 탑재해 발사한 '달 광물 지도작성기(M3)'의 책임연구자 겸 소행성 탐사선 '돈(Dawn)'호 공동 연구를 맡은 세계적인 달·우주 탐사 과학자이다.

그는 달탐사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달탐사를 완료했다는 주장은페니실린 개발로 의학 연구가 끝났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인류가 활동범위를 우주로 넓힌다고 할 때 중요한 디딤돌로서의 달을 포함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상상조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대의 달탐사는 더는 한두 나라가 지배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면서 "크든 작든 참여국마다 강점과 특기를 가지고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은 달탐사를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고 국제협력을 확대할 기회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탐사선 '망갈리안'을 화성궤도에 진입시켜 미국, 유럽, 러시아에 이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화성 탐사 대열에 오른 인도의 우주개발기구(ISRO) 마라파피차매니 부회장은 "인도 위성발사체(PSLV)의 핵심 부품 80% 이상과 인공위성 부품70% 이상이 인도에서 생산된다"며 우주탐사의 산업적 효과를 강조했다.

2007년 아시아 최초로 달탐사 위성 '셀레네(가구야)'를 달궤도에 안착시킨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하루야마 준이치 연구교수는 "장기적으로 큰 비용이드는 우주개발에는 세금을 내는 일반 국민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우주개발에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득 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피터스 교수, 피차매니 ISRO 부회장, 하루야마 교수와의 일문일답.

-- 각국이 달탐사에 나서는 이유는. 한국이 달탐사에 성공하려면.

▲(피터스) 새로운 달탐사가 진행될 때마다 매우 가치 있는 성과들이 생산됐다.

크고 중요한 성과들도 있었고 작은 성과들도 있었지만 모두 인류의 지식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우주탐사에 성공 비법은 없다. 먼저 자기 능력에 대한 진지한 평가가 필요하고 자국 능력에 맞게 과학·공학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공학자·과학자·정책입안자가 힘을 합쳐 탐사계획을 실현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 미국, 러시아 등이 유인탐사까지 마친 달에 한국이 끼어들 필요가 있나.

▲(피터스) 달 탐사가 완료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페니실린 개발로 의학연구가끝났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과학과 기술은 다른 사람이 이루어낸 것을 토대로 새로운 것을 연구해야 진보할 수 있다. 현대 달탐사는 더는 한두 나라가 지배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 크든 작든 참여국마다 강점과 특기를 가지고 기여할 수 있다. 한국은달탐사를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고 국제협력을 확대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 달탐사가 더는 필요 없다는 지적도 많은데 각국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피터스) 편협한 인식은 진보에 걸림돌이 된다. 달탐사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향후 100년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느냐에 달렸다. 인류에게 비행 역사는100년에 불과하고 우주비행 역사는 50년밖에 안 된다. 인류가 우주로 활동 영역을넓힐 때 중요한 디딤돌로서의 달을 포함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달의 본질과 자원으로서의 장기적인 가치를 겨우 이해하기 시작한 단계에 있다.

-- 한국이 달탐사에 성공하려면 우주개발 선진국과 어떻게 협력해야 하나.

▲(피터스) 달탐사 같은 국제 프로젝트에는 4C가 필요하다. 소통(Communication)과 조화(Coordination), 공동작업(Collaboration), 협력(Cooperation)이다. 과학자와 공학자 정책입안자들은 이상과 목표에 대해 개방적, 직접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각 참여 그룹도 독립적으로 일하면서 결과를 공유하며 조화를 이뤄야 한다. 또 더긴밀한 상호작용과 이해로 장비·프로젝트·계획에 협력해야 하고 확고한 협력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실현되면 모든 참여 당사자는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공동탐사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인도의 저비용, 고효율 우주개발 비결은.

▲(피차매니) 인도는 50여년의 우주개발 역사가 있다. 위성과 로켓 개발은 인도에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국내에 과학자, 공학자 등 우주개발 전문인력이 많아서적은 비용으로 우주개발이 가능했다. 위성이나 로켓 개발에 필요한 부품 중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저비용으로 우주개발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 우주개발이 인도의 민간 기업에 미친 영향은.

▲(피차매니) 인도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초기부터 다양한 국내 산업분야와 연계해 진행됐고 대부분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인도 발사체인 PSLV는 핵심부품 80%이상, 인공위성 부품도 70% 이상이 국내에서 제작된다. 이렇게 우주산업 생태계가만들어졌고 여기에 많은 젊은 인재가 유입돼 저비용·고효율 우주개발의 토대가 되고 있다.

-- 일본이 '셀레네(가구야)' 프로젝트로 얻은 성과는.

▲(하루야마) 셀레네 프로젝트 전에는 달 관련 정보를 아폴로 같은 달탐사에서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 데이터만 봐서는 더는 달을 탐사할 필요가 없어 보였지만셀레네 프로젝트로 방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했다. 달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획득해 새로운 달탐사 시대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셀레네 프로젝트로 새로운 달탐사시대를 연 것처럼 앞으로 다른 달탐사 프로젝트로 새 기술이 개발되면 또 다른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다.

--셀레네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정부와 국민을 설득했나.

▲(하루야마) 1996년에 셀레네 프로젝트 워킹그룹이 구성된 뒤 프로젝트에 대한정보를 정부 관련 부처, 국회, 일반인들에게 많이 제공했다. 젊은 과학자들을 참여시켜 장기적으로 프로젝트가 이어질 수 있게 했다. 셀레네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일반 국민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큰 비용이 드는 우주개발 프로젝트에는 세금을 내는 일반 국민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주개발에 무관심한 이들의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고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scitech@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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