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근무 등 기강문란 속출에 금품수수·성폭행 비리까지안전불감증 탓에 대형 참사 날까 봐 국민은 '조마조마'
올해 들어 불과 석 달도 안 돼 열차 탈선사고가무려 5건이나 발생했다. 3월 신탄진역 화물열차가 궤도를 벗어난 이후 유사한 사고가 4차례 이어졌다. 하마터면 대형 인명사고를 낼뻔한 탈선사고가 속출한 것은 코레일 안전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코레일은 아무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 듯 역대 최고 안전성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한다. '국민참여형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전설비와 제도를 개선한 성과라는 설명도 했다.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 등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코레일 안전관리체계의 허점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최근 잇따른 사고가 우연이 아님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탈선사고 4건 가운데 2건은 기관사 부주의나 과실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국민안전을 우선하지 않은 채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탓에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잦은 열차 사고는 대형 참사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고강도 진단과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감사원 "KTX 불량바퀴로 53일이나 운행"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철도차량 및 시설물 안전관리 실태 감사결과를 보면 국민 불안이 증폭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KTX 열차 바퀴가 레일과 부딪혀 충격으로파임현상이 생겼는데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8만7천916㎞를 운행했다. 수많은승객이 탑승한 열차에 '불량바퀴'를 달고 최대 53일을 고속으로 달린 것이다.
2014년 1월∼2015년 10월 바퀴에 생긴 파임현상도 정비 불량 때문으로 파악됐다. 열차 3천027건 중 21.7%인 655건이 즉각 수리되지 않은 채 약 2개월간 운행하도록 방치한 사실이 지적됐다.
열차 바퀴 파임현상은 탈선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 현상을 발견하면즉각 바퀴를 둥글게 깎고서 운행해야 한다.
선로에서 일반 열차 궤도를 바꾸는 설비인 '분기기' 관리도 문제투성이다.
감사원이 2005년∼2014년 발생한 일반 열차 탈선사고 46건을 조사한 결과로는 28건이 분기기 이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통행량이 많은 8개 사고 구간은 선로 간격이 허용 기준을 초과했는데도 최장 1년 동안 보수하지 않았다.
2011년∼2015년 11월에는 KTX 열차의 동력 전원을 제어하는 부품인 인버터가 고장 나 전원이 차단됐다. 이 때문에 열차 엔진 역할을 담당하는 '모터 블록'이 연평균 170차례 작동되지 않았다.
모터 블록 차단 현상을 해결하려면 소프트웨어를 변경해야 하지만 코레일은 부품만 교환하는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 내구연한 지난 노후열차 그대로 운행 지난해 코레일 국정감사에서는 노후열차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내구연한이 지난 노후열차가 89대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노후열차는 디젤기관차 22대와 디젤전동차 62대, 전동차 5대 등이다. 11대는 1987년에 도입돼 무려 37년째 운행 중이다.
노후열차는 장항선에 집중하여 운행되고, 중앙선과 경부선에도 투입됐다.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철도 궤도시설물의 노후화도 심각해 안전상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일반철도 궤도시설물 중 레일은 7천707㎞ 중 3.1%인 238㎞가마모 한도에 도달할 정도로 낡았다. 침목과 분기기도 각각 3.0%와 2.3%가 노후 상태다.
매년 선로연장과 열차 고속화, 수송량 증대로 궤도시설물 노후가 빠르게 진행돼열차 안전이 갈수록 위험해질 수 있다.
◇ 근무 기강 문란은 여전 지난해 국감 당시 코레일이 제출한 징계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 이후 징계받은직원은 모두 718명이다. 56%인 401명이 근무 기강과 관련 있다.
근무 전후 음주 징계자가 57명이었다. 무단 결근 및 근무지 이탈이 36명, 업무태만이 308명이었다.
취중 열차 근무는 본인은 물론, 승객 안전을 위협한다. 음주 근무는 2013년 8명, 2014년 15명, 지난해 8월까지 7명이 각각 적발됐다.
탈법과 비리도 심각하다. 지난해 비위로 파면된 직원은 금품수수 4명, 성폭행 1명, 열차위규(충돌사고) 1명이었다. 해임은 무단결근 3명, 절도 1명, 도로교통법 위반 1명이었다.
도로교통법 위반은 무면허 음주로 적발된 사례였고, 무단결근은 음주와 관련됐다.
코레일 열차가 올해 수시로 탈선한 것은 임직원의 기강 문란과 안전불감증 때문일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역의 한 승객은 26일 "올해 코레일 열차 탈선이 부쩍 늘어나 머잖아 큰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며 "코레일 내부 개혁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의 안전 점검과 처벌,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야 국민 불안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yej@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올해 들어 불과 석 달도 안 돼 열차 탈선사고가무려 5건이나 발생했다. 3월 신탄진역 화물열차가 궤도를 벗어난 이후 유사한 사고가 4차례 이어졌다. 하마터면 대형 인명사고를 낼뻔한 탈선사고가 속출한 것은 코레일 안전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코레일은 아무런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한 듯 역대 최고 안전성을 달성했다고 자화자찬한다. '국민참여형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전설비와 제도를 개선한 성과라는 설명도 했다.
감사원 감사와 국정감사 등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코레일 안전관리체계의 허점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최근 잇따른 사고가 우연이 아님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탈선사고 4건 가운데 2건은 기관사 부주의나 과실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국민안전을 우선하지 않은 채 근무 기강이 해이해진 탓에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잦은 열차 사고는 대형 참사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고강도 진단과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감사원 "KTX 불량바퀴로 53일이나 운행" 감사원이 지난달 발표한 철도차량 및 시설물 안전관리 실태 감사결과를 보면 국민 불안이 증폭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KTX 열차 바퀴가 레일과 부딪혀 충격으로파임현상이 생겼는데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8만7천916㎞를 운행했다. 수많은승객이 탑승한 열차에 '불량바퀴'를 달고 최대 53일을 고속으로 달린 것이다.
2014년 1월∼2015년 10월 바퀴에 생긴 파임현상도 정비 불량 때문으로 파악됐다. 열차 3천027건 중 21.7%인 655건이 즉각 수리되지 않은 채 약 2개월간 운행하도록 방치한 사실이 지적됐다.
열차 바퀴 파임현상은 탈선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 현상을 발견하면즉각 바퀴를 둥글게 깎고서 운행해야 한다.
선로에서 일반 열차 궤도를 바꾸는 설비인 '분기기' 관리도 문제투성이다.
감사원이 2005년∼2014년 발생한 일반 열차 탈선사고 46건을 조사한 결과로는 28건이 분기기 이상으로 사고가 발생했다.
통행량이 많은 8개 사고 구간은 선로 간격이 허용 기준을 초과했는데도 최장 1년 동안 보수하지 않았다.
2011년∼2015년 11월에는 KTX 열차의 동력 전원을 제어하는 부품인 인버터가 고장 나 전원이 차단됐다. 이 때문에 열차 엔진 역할을 담당하는 '모터 블록'이 연평균 170차례 작동되지 않았다.
모터 블록 차단 현상을 해결하려면 소프트웨어를 변경해야 하지만 코레일은 부품만 교환하는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 내구연한 지난 노후열차 그대로 운행 지난해 코레일 국정감사에서는 노후열차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내구연한이 지난 노후열차가 89대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노후열차는 디젤기관차 22대와 디젤전동차 62대, 전동차 5대 등이다. 11대는 1987년에 도입돼 무려 37년째 운행 중이다.
노후열차는 장항선에 집중하여 운행되고, 중앙선과 경부선에도 투입됐다.
고속철도가 아닌 일반철도 궤도시설물의 노후화도 심각해 안전상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코레일에 따르면 일반철도 궤도시설물 중 레일은 7천707㎞ 중 3.1%인 238㎞가마모 한도에 도달할 정도로 낡았다. 침목과 분기기도 각각 3.0%와 2.3%가 노후 상태다.
매년 선로연장과 열차 고속화, 수송량 증대로 궤도시설물 노후가 빠르게 진행돼열차 안전이 갈수록 위험해질 수 있다.
◇ 근무 기강 문란은 여전 지난해 국감 당시 코레일이 제출한 징계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 이후 징계받은직원은 모두 718명이다. 56%인 401명이 근무 기강과 관련 있다.
근무 전후 음주 징계자가 57명이었다. 무단 결근 및 근무지 이탈이 36명, 업무태만이 308명이었다.
취중 열차 근무는 본인은 물론, 승객 안전을 위협한다. 음주 근무는 2013년 8명, 2014년 15명, 지난해 8월까지 7명이 각각 적발됐다.
탈법과 비리도 심각하다. 지난해 비위로 파면된 직원은 금품수수 4명, 성폭행 1명, 열차위규(충돌사고) 1명이었다. 해임은 무단결근 3명, 절도 1명, 도로교통법 위반 1명이었다.
도로교통법 위반은 무면허 음주로 적발된 사례였고, 무단결근은 음주와 관련됐다.
코레일 열차가 올해 수시로 탈선한 것은 임직원의 기강 문란과 안전불감증 때문일 것이라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역의 한 승객은 26일 "올해 코레일 열차 탈선이 부쩍 늘어나 머잖아 큰 사고가 터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며 "코레일 내부 개혁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의 안전 점검과 처벌,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야 국민 불안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yej@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