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니켈 정수기 피해자 수백명이라면 역학조사 마땅"

내과전문의 이송주씨 "결코 무해한 증상 아냐. 정부가 나서야"

"결코 무해한 증상이 아닙니다. 코웨이사는 무해하다고 하나 동일한 증상 피해자가 수백명이라면 마땅히 역학조사가 필요합니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거죠." 내과전문의 이송주(37·여)씨는 22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한 요양병원 사무실에서 최근 코웨이가 4개 자사 제품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했지만 니켈 때문에 아토피 등 각종 피부병이 발생했다는 진단서를 떼 오면 보상하겠다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중금속 정수기로 인한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와 역학조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염병이 아닌 이상 역학조사가 힘들고, 환경부도 나켈 검출부품이 얼음과 관련된 부분이라며 관할이 아니라고 한 데 대한 반론이었다.

네이버 '코웨이 중금속 얼음정수기 피해자 보상 촉구 카페(가입자 7천500여명)'의 부매니저로, 의학적 자문을 해오고 있는 이씨는 "나도 2년 전 코웨이사 얼음정수기를 구입해 사용했는데 5살 딸이 아토피가 더 심해진 것 같다"며 직접 피해를 본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웨이가 지난 5일 중금속 검출과 관련해 '고객분들께 거듭 깊은 사죄말씀을 드린다'고 하면서도 'WHO 자료에 따르면 니켈은 식품이나 음용수로 섭취했을 경우 인체에 축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으나 이 또한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니켈이 금속형태일 경우에 그럴 수 있겠지만, 이온화돼서 물속에 녹아 체내에 흡수됐을 때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니켈 용출검사가 중요하고 문제의 정수기를 사용한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피해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외국의 경우는 니켈에 관한 한 동물실험 결과만 발표될 뿐 인체에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중금속의 위해 가능성이 그만큼 높기때문에 임상실험을 할 수 없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코웨이가 '정수기에서 검출된 니켈이 0.025∼0.05㎎ 정도로 미국 환경보호청 섭취 기준의 10분의 1에 불과해 고객에 알리지 않았다는데 빈속에 물을 마시면 니켈 흡수율은 40배나 높아진다는 게 WHO 자료에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임산부나 수유부, 철분이 부족한 사람들은 더 흡수율이 높아지고 아이들과 신장이 약한 사람들은 더 피해가 크다는 논문도 있고 자가면역질환이 생긴 사례도 있다며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한 수치적용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네이버카페에 가입된 정수기 피해자들은 정수기 부품에서 니켈이 떨어져 나온것을 알고도 1년 이상 은폐하고 해당 제품을 수거하지 않았다며 지난 20일 김동현(46) 코웨이 대표를 사기와 제품안전기본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yy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