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빌었나요?" 열대야도 잊게 한 별들의 향연

입력 2016-08-12 23:59  

"요즘 별 볼 일 없었는데… 저절로 힐링이 되는느낌이네요." 12일 밤하늘에서 수십 개의 별똥별이 비처럼 내리는 '페르세우스 유성우' 우주쇼가 펼쳐졌다.

이날 대전시민천문대 앞마당은 유성우를 관측하기 위해 천문대를 찾은 수백 명의 시민으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가족, 친구, 연인들끼리 돗자리를 펴고 눕거나 뒤로 젖혀지는 의자에 기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아예 그늘막을 치고 앉아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고, 전문 관측장비를 설치해놓고여유롭게 잡담을 나누는 별 관측 동호인들도 눈에 띄었다.

열대야에 모기에 뜯겨가면서도 연신 부채질을 해대며 곧이어 펼쳐질 축제를 기대했다.

마침내 조금씩 하늘에서 별똥별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흘러나왔다.

충북 청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온 조용학(45)씨는 "휴가차 아내와 대전천문대에왔다가 오후 10시40분쯤 북쪽에서 남쪽으로 순식간에 떨어지는 별똥별을 봤다"면서"너무 빨리 지나가서 소원은 제대로 못 빌었지만, 딸이 건강하게 잘 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저마다 봤느냐고 묻기도 하고, 관측을 못 해 아쉬워하는 친구를 놀리기도 하면서 별들의 향연을 감상했다.

조용히 두 손을 모은 뒤 눈을 감고 소원을 비는 이들도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 밤이 깊은 시각이라 관측 조건도 좋았다.

천문연 관계자는 "지난해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는 낮 시간대였고, 그 전년에는 보름달이 떴던 때라 관측이 어려웠다"면서 "올해는 상현이어서 달이 서쪽으로지는 자정 무렵에는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페르세우스 유성우 극대기는 이튿날 0시30분까지이다.

특히 올해는 2004년 이후 12년만에 가장 많은 시간당 150개의 유성우를 관측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는 목성 중력에 의해 먼지 부스러기들이 지구와가까워지면서 볼 수 있는 유성우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유성우는 지구가 공전 도중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나간 자리를 통과할 때 천체의찌꺼기가 대거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권에 떨어지는 현상이다.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는 스위프트-터틀이라는 혜성이 우주공간에 남긴 먼지 부스러기가 지구로 낙하하면서 매년 8월 관측된다.

모래알에서 어른 주먹 정도 크기의 이 잔해는 초당 60㎞의 속도로 떨어지면서눈 부신 빛을 만들어내게 된다.

페르세우스자리라고 이름 붙여진 이유는 유성우의 복사점(유성의 궤적이 시작되는 하늘의 한 지점)이 페르세우스자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페르세우스는 황금의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태어난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다.

서양에서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순교자 성(聖) 로렌스의 이름을 따 '성 로렌스의 눈물'이라고도 부른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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