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미방위, 활성단층 보고서 비공개 집중질타

입력 2016-10-05 16:26  

의원들 "지질연, 중립성 잃고 원전 사업자 편드는 것 아니냐"이상천 국과연 이사장 "연구결과 비공개, 납득하기 어렵다"

5일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5년 전 작성한 활성단층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집중질타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지질연에서는 소신있게 연구를 해왔지만, 결국 발주처인 소방방재청에 의해 활성단층 연구결과가 은폐된 것 아니냐"면서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은 경위를 따져 물었다.

지질연은 2009년 국민안전처(당시 소방방재청)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3년 동안 '활성단층 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R&D(연구개발) 용역을 수행했다.

연구책임자인 최성자 박사는 2012년 경주∼양산∼부산에 이르는 170km의 양산단층대가 활성단층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정부는 신뢰성 부족과 추가 연구 필요성 등을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활성단층이란 지각활동이 활발해 지진이 발생했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큰 곳을말한다.

지난달 5.8 규모 지진이 발생한 경주지역이 양산단층대에 포함돼 있는데, 최근이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양산단층은 원자력발전소가 모여있는 고리·월성 원전 부지와 가까워 원전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경민 의원은 "지질연도 25개 단층을 조사해 활성단층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으면 추가로 보고서를 내고 칼럼을 쓰는 등 적극적으로 알려야 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성수 의원도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위한 단층조사의 자료보완을 위해 지질연에 자문을 했는데, 당시 지질연 기획조정부장이었던 기원서 지질연 부원장이 활동성 단층이 아니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질연은이기화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학자들이 1980년대부터 꾸준히 양산단층에 대한 활성단층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매번 아니라고 반박하는 데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질연이 중립성을 잃고 원전 사업자 편을 드는 것이 아닌지 의혹을 지울수 없다"면서 "15년 전에도 원전에 대한 위험이 지속해서 제기됐지만, 원전 마피아가 어찌나 대단하신지 꾸준히 허가를 받아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기원서 부원장은 "당시 활동성 단층 여부나 부지 영향에 대해 평가를하기엔 가진 자료가 거의 없어, 자문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같은 당 고용진 의원 역시 "활성단층 보고서는 지질연의 배포제한 요청 때문에비공개 처리됐는데, 출연연의 연구성과가 배포 제한 조치된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국민 안전과 직결된 지진 위험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지금까지 숨기고 있다가, 이제야 추가 조사를 한다는 것에 대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정확한 정황을 몰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납득은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고용진 의원은 또 "20억이나 들여 3년에 걸쳐 만든 활성단층 보고서가 폐기되면서, 국내 내진설계는 1997년 만든 지진위험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면서 "불완전한내진 설계를 기준으로 원전과 같은 주요 시설물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도 "지질연은 2000년대 초부터 양산단층이 활성단층이라는것을 알았지만 연구를 심화시키지 않았다"면서 "활성단층에 대한 개념 정의도 원자력산업계와 서로 달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활동성단층'만 내세우면서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지질학자들은 신생대 제4기(258만8천년 전) 이래 한 번이라도 움직인 적이 있는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본다. 반면, 원자력 분야에서는 미국의 기준에 따라 Ɖ만5천년내 1차례' 혹은 ཮만년 내 2차례' 지층이동이 발견되는 단층을 활성단층(활동성단층)으로 규정한다.

배 의원은 활성단층에 대해 명확한 개념 정의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의원은 "동남권에는 울산 자동차, 부산 항만 등 국가기간산업과 원전이 밀집돼 있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지질자원연구원 산하 지진연구센터를 동남권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활성단층 보고서 책임자였던 최성자 박사는 "2009년 지진위험지도 제작 당시 25개 단층만 조사돼, 추가 조사를 해서 확실히 결정해야 한다고 보고서에썼다"고 해명했다.

신중호 지질연 원장은 "국내에서 활동성단층으로 확인된 것은 신월성 1·2호기인근 읍천단층"이라면서 "이외 양산단층과 울산단층은 (지질학계에서 정의하는) 활성단층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jyoung@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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