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체감지수로 본 하반기 이후 대내외 증시전망

입력 2011-06-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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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개인투자체감지수로 본 올 하반기 이후 대내외 증시전망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은 증시 앞날과 투자판단 기법으로 ‘경제고통지수’와 ‘금융스트레스지수’를 자주 활용한다. 이 두 지수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투자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투자체감지수라고 부리기도 한다.



경제고통지수란 한 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미국의 경제학자인 아서 오쿤(Arther Okun)이 고안한 지표로 실업률과 소비자물가상승율을 더해 산출한다. 개념상 물가가 오르거나 실업률이 높아지면 이 지수가 상승해 국민들이 피부적으로 느끼는 삶의 고통이 커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차 대전 이후 각국이 반복된 침체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재정지출 증대와 금리인하와 같은 총수요 부양대책에 주로 기인했다. 이 때문에 잠재수준을 웃도는 높은 성장세가 나타나면 인플레로 치미는 것이 관례였다. 구분하기 어렵지만 시기적으로 신경제 신화를 낳은 정보기술이 주력산업으로 등장했던 1990년대 후반까지 이런 인식은 통했다.



하지만 그 후 성장동인이 바뀌면서 종전의 경제고통지수가 국민들의 경제생활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들이 많아 왔다. 대표적으로 경기회복이 주로 고용감축, 기술혁신과 같은 공급측 요인에 기인할 경우 경기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종전만큼 고용이 뒤따르지 않고 물가압력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고통지수를 산출해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은 종전의 경제고통지수에 소득증가율(보통 GDP성장률을 사용)을 차감해서 산출하는 신경제고통지수로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해당국 국민들은 집권당의 경제성과를 평가한다.



금융스트레스지수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 이 분야에 가장 앞선 캐나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정책과 금융시장의 불확실한 요인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피로’로 정의하고 있다. 주가 등 금융변수에 대한 기대값이 변하거나 분산이나 표준편차로 표현되는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금융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과 투자은행들이 종합적인 금융상황 지표를 앞다퉈서 작성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개발한 금융스트레스지수는 실용단계에 있고, 스웨덴 중앙은행과 스위스 중앙은행도 각각 ‘균형상황지수’와 ‘금융상황지수’를 개발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투자은행들도 자체적으로 금융상황지수를 개발해 국가별 투자판단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각국 정부와 투자은행들이 금융스트레스지수 개발에 나서는 것은 종전의 위기판단지표인 조기경보지수가 은행위기 혹은 통화위기 측면에서 제한적으로 접근해 금융시스템 전반의 움직임과 위기발생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지수화해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스트레스지수는 한 나라 금융시스템의 총체적인 스트레스 상황을 하나의 지표로 보여줘 정책당국자와 경제주체들에게 금융정책 추진과 투자에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해 준다.



지금까지 가장 널리 알려진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융스트레스지수를 산출하는 과정을 보면 우선 한 나라 금융시스템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금융분야를 네 부문으로 구분해 접근한다. 즉 주식, 채권, 외환 등의 세 가지 금융시장과 은행부문이 금융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고 보고 각 부문별로 주요 변수들을 추출해 부문별 스트레스지수를 산출한다.



다음 단계로 부문별 스트레스지수를 가중 평균하는 방법으로 한 나라의 종합적인 금융스트레스지수를 산출한다. 이 지수는 연속적인 시계열 자료로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1년 9․11 테러과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국면에서 경제주체들이 느끼는 금융스트레스지수가 유난히도 높게 나왔다.



경제고통지수와 금융스트레스지수를 조합하면 증시 앞날을 예보할 수 있다. 두 지수가 동시에 낮아지면 증시 앞날은 ‘맑음’, 어느 한 지수만 높아지면 ‘흐름’, 그리고 두 지수가 모두 높아지면 ‘먹구름 혹은 소나기’로 판단된다. 한 지수만 높아지는 경우도 금융스트레스지수보다 경제고통지수가 높아지는 것이 증시 앞날에 낀 구름이 짙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는 위기 이후 고용이 늘지 않는 가운데 1분기 이후 성장률이 둔화되는 반면 물가가 올라가 신경제고통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주가 등 각종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스트레스지수도 올라가는 추세다. 이 때문에 올 5월초까지 증권사들이 맑게 예상했던 국내증시도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올 하반기를 앞두고 수정치를 내놓고 있는 예측기관들의 전망을 보면 올 3분기까지는 경제고통지수가 올라가고, 4분기 이후에는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처럼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이 혼재된 상황에서는 정책이 일정한 방향을 찾기까지 금융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증시 앞날은 ‘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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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글. 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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