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국채-미 주택지표 시름 덜어"

입력 2012-02-0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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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박문환의 증시퍼즐>

동양증권 박문환 > 수일 동안 가파르게 하락했던 포르투갈 국채가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제 포르투갈의 국채가 아직 뇌관이 장착되지 않은 폭탄이라는 얘기를 했다. 하지만 올해 안에 터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폭탄이 왜 그렇게 시장을 놀라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역시 답을 찾지 못해 고민 중이었는데 오늘 새벽 모 증권사 리포트를 보니 그에 대한 명쾌한 분석이 있어서 소개할까 한다.

대부분 투자자산에는 벤치마크라는 게 존재한다.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자산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전혀 벤치마크에 나올 것 같지 않은 헤지펀드나 사모펀드에 대한 벤치마크도 존재한다.

벤치마크의 역할은 자산배분에 활용되기도 하고 투자성과에 대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당연히 국채시장에도 벤치마크가 존재하는데 전세계 국채시장의 벤치마크인 World Government Bond Index라는 게 있다. 지수 편입 요건을 S&P와 무디스 둘 중 하나로부터 BBB- 등급 이상을 받은 국채로 정의하고 있다. 두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이어야 벤치마크 안에 들어올 수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디스만 정크로 보고 있었고 S&P는 투자등급으로 분리해 놓았기 때문에 벤치마크에 계속 편입돼 있을 수 있었지만 S&P마저 투기등급으로 하향됐기 때문에 전세계 채권 펀드매니저들은 트레킹에러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포르투갈 국채를 매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급격한 채권 가격 하락의 원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에 가장 근접한 주장이었다고 생각된다. 포르투갈이 당장 돌아올 만기도 없어 디폴트 될 위험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채권수익률이 돌연 급등했던 것은 신용이슈가 아니었고 수급이슈였던 것이다.

조금 더 입증할 만한 자료를 제시해 보겠다. 포르투갈의 채권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나라는 스페인이다. 전체 발행물량의 40%를 가지고 있다. 만약 포르투갈의 국채하락이 신용이슈로 인해 발생된 것이라면 당연히 스페인의 CDS프리미엄이 덩달아 올랐어야 되는데 포르투갈의 국채금리가 오르는 동안 오히려 하향안정 됐다면 수일 간 투자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포르투갈의 이슈는 단순한 수급이슈였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겠다.

특히 90bp를 넘나들면서 깊은 신용경색의 정도를 보여줬던 유리보­­­-OIS 스프레드 역시 같은 기간 동안 76bp수준까지 하락하고 있었다면 금융시장에서는 거의 포르투갈의 국채금리 상승을 무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오늘 이후 걱정거리 리스트에서 포르투갈은 빼 버려도 좋을 것 같다.

미국의 경기지표를 보겠다. 우선 주택 지표의 변동성이 크다. 좋게 나왔다 나쁘게 나왔다 반복하고 있는데 오늘 새벽에 나왔던 케이스 쉴러 주택가격지수는 거의 대다수의 대도시에서 주택가격이 지난달보다 0.7%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주택지표는 거래량지표가 있고 가격지표가 있다. 그 중 가격지표가 더 중요하다. 그 중 케이스 쉴러 가격지수는 가격지표 중 가장 현실적으로 신뢰 받고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실망이 더 클 것 같다.

하지만 가장 완벽하다는 케이스 쉴러 지수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중간가격을 집계한다는 것이다. 평균가격이 아닌 중간가격으로 집계하게 될 경우 작은 주택에 대한 매매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구간에서는 주택가격이 마치 하락한 것처럼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 치명적인 결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좀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주택가격이 실질적으로 급격한 하락을 보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입증해 보겠다. 최근 미국 정부에서는 약 20만 가구 정도를 사모펀드에게 투자하게 해 수급을 조절할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 몇 개의 사모펀드가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 이들이 임대를 위해 거대한 주택을 주로 매수할까 아니면 작은 주택 위주로 매수할까. 우리나라에서도 주택 임대 사업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수도권은 6억 미만 지방은 3억 원 미만의 주택이어야만 양도세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큰 저택에 대한 비중이 결코 크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주택 가격의 명목치가 하락하게 된 이유다.

다른 사람의 생각도 참고해 보겠다. 주택과 관련해 가장 뛰어난 실무자라면 누굴 지목할 수 있을까. 프레디맥이나 페니메이와 같은 기관이 아닐까 싶다. 프레디맥의 가장 최근에 나왔던 자료에 의하면 올해 2012년 주택가격은 약 2%~5% 정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질적인 주택의 재고수준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데 지난 2010년도 7월 12.4개월에 달했던 주택재고 소진기간이 최근 6.2개월 수준으로 절반까지 하락하고 있다. 케이스 쉴러 지수는 잘못된 정보를 전하고 있다. 미국 주택 가격은 지금 하락하고 있지 않다. 이미 상승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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