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가계대출 10조원 돌파..신용대출 부실우려

입력 2012-02-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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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2009년 10월까지만 해도 7조원에 못 미쳤습니다. 2년 만에 잔액이 3조원 넘게 늘어난 셈입니다.

2009년 9월 0.5%에 그쳤던 증가율이 지난해 7월 31.7%로 훌쩍 오른 뒤로 매달 30% 안팎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전체 가계대출에서 1∼2%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금융당국은 지난해 저축은행 부실사태가 또 올 수도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소액 신용대출의 비중은 2010년말 45%에서 지난해 말 60% 이상으로 확대됐습니다.

저축은행 대출의 고정이하 여신비율(부실대출 비율)은 같은 기간 10%에서 20%로 올랐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 차례 큰 구조조정에 저축은행 자산은 90조원에서 60조원으로 줄었는데 신용대출은 되레 늘었다"며 "자산의 약 10%가 신용대출이다"고 말했습니다.

저축은행이 신용대출을 늘리는 것은 자산 규모를 갑자기 줄이기 어려운 만큼 PF 대출의 대안으로 신용대출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증가를 두고 우려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 고성일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관련 대출이 줄자 부실비용을 만회하려고 가계대출을 늘리는데 위험을 적절히 관리하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 금리로 법에서 정한 금리 상한선(연 39%)에 가까운 고금리를 받습니다. 대부업체 대출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A저축은행은 신용등급 7~9등급 대출자에 38.7~38.9%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신용대출 영업을 확장하는 B저축은행도 신용등급에 관계 없이 최고 36.0~38.0%의 금리를 매기고 있습니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면서 연체를 부추길 우려가 큽니다.

SK증권 윤원태 연구원은 "주요 고객인 저신용자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졌다"며 "다중채무자가 많아 제2금융권 연쇄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금감원도 몇몇 대형 저축은행이 최근 신용대출 영업을 갑자기 확장하자 감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들 저축은행에는 지난해 적기시정조치(부실 우려 금융회사의 정상화 조치)가 유예된 곳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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