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1월 말 정도부터 유동성 장세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많이 나오고 있다. 유동성 장세 지금 진행중인 건지 아니면 지난 건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보나?
동양증권 박문환 > 일본의 우라까미 구니오가 시장의 통화재정정책의 흐름에 따라 크게 유동성장세, 실적장세, 역실적장세, 역금융장세 등의 4개 국면으로 처음 나누기 시작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국면별 흐름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이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많다. 가장 잘못 알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마치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순차적으로 반드시 와야 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유동성 장세가 왔으니까 이제 실적장세 와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국면별 분류는 단지 경기 사이클에 대한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와야 될 필요가 없다. 유동성장세가 왔다고 무조건 실적장세가 돼야 된다는 보장도 없다.
앵커 > 그렇다면 지금은 유동성 장세라고 평가해 봐도 되나?
동양증권 박문환 > 당연히 유동성 장세다. 지루하게도 지금 몇 년 동안 유동성장세만 지속되고 있다. 잠시 쉬었다 갔다, 쉬었다 갔다를 반복할 뿐이다. 유동성 장세라고 하는 것은 ECB나 FRB가 시장 친화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한 유동성장세로 볼 수 있다. 지난 리먼 사태 이후 미국의 연준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어 왔었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만 해도 연준에서는 자산이 천억 달러나 증가했다. ECB도 LTRO 이후 자산이 3천억 유로 증가했다. 가장 큰 중앙은행들이 자산을 늘리고 있는 국면이라면 당연히 유동성장세도로 정의돼야만 할 것이다.
즉 지난 2009년도 3월부터 1차 유동성장세 2차 유동성장세 등 차수만 반복됐을 뿐이다. 지금까지 실적장세나 역실적장세 등의 국면으로 전환됐던 적은 없었다. 리먼 사태 이후 경기가 좋아진 적도 없었고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를 올려야 된다고 FRB가 생각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실적장세로 전환된 적은 없다고 봐야겠다. 다만 증시가 상승했던 것은 돈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착시현상일 뿐이었다.
앵커 > 돈의 가치하락으로 인한 유동성장세 좀 찝찝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그래도 이런 유동성 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인가
동양증권 박문환 > 유동성장세 본질을 좀 알고 있어야 될 것 같다. 유동성장세의 특징은 선진국들의 부채조정 욕구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이 욕구가 어디에 이르러야 끝이 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돈 가치를 얼만큼 더 떨어뜨려야 편안해 질지 여부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쉽게 예를 들어보겠다. 어떤 사람이 100만원 월급을 받는다. 그런데 이자만 30만원 내야 된다면 어떨까 정말 일할 맛이 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빚을 잔뜩 진 사람에게 가장 희망적인 소식중의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 예를 들어 돈의 가치가 하락해서 절반으로 하락했다면 어떻게 될까 월급은 200만원으로 올랐을 것이지만 이자는 그대로 30만원일 것이다. 편안해 질까? 그건 그 사람 몫이다. 그 사람이 생각할 부분이다. 돈 가치가 3분의 1로 가격이 하락해서 월급이 300만원으로 올랐고 이자가 그대로 30만원이라면 편안할까 얼마나 더 가치를 내려야 기존의 부채가 편안하게 느껴질 지의 여부는 ECB나 혹은 미국의 FRB가 결정할 문제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유럽으로 가보겠다. 유럽의 선진국들 금융위기 이후 많은 빚을 지게 됐다. 부채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닌데 부채의 가치를 탕감시키기 위해서는 유로화를 많이 찍어 가치를 하락시키는 일이 가장 빨리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장 완고한 통화정책으로 유명한 ECB마저도 LTRO를 통해 이미 4890억 유로를 시장에 공급했는데 2월 말에 또 다시 최소한 6천억 유로에서 최대 1조 유로까지 신규 화폐를 공급하겠다는 것까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오늘은 시가 형성 이후 주가가 많이 흔들린다. 그리스의 3개 정당인 신민당 라오스 사회당 이 분들이 최저임금을 낮춰야 된다는 안건에 대해 반대했다고 한다. 그래서 융커 의장이 처음으로 너희들 잘못하면 부도 날 수 있어. 라는 이야기를 공식석상에서 했다고 한다. 주말까지 PSI, 국채교환구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치가 무너뜨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게 본다면 마치 리먼 사태 이후 미국계 자금이 이머징에 흡수돼서 주식시장이 크게 올랐던 1차, 2차 유동성장세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캐리트레이딩의 주체가 미국에서 유럽계로 바뀐 것뿐 주가 상승의 메커니즘은 그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의 ECB에 의한 3차 유동성장세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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