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저리고 감각 상실 ‘경추척수증’ 의심을

입력 2012-02-07 09:37  

최근 병원을 찾은 주부 김 모(50세)씨. 한달 전부터 손이 저리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손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젓가락질조차 하기 힘들고, 다리에도 힘이 빠져 누군가 부축해주지 않으면 정상보행이 힘들었다. 정밀 검사 결과 ‘경추척수증’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경추척수증이란 목뼈 부위의 퇴행성 변화, 즉 노화에 의해 척수강 주위의 인대나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경추관절에 생긴 염증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뇌졸중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잘못된 치료를 하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척추관절전문병원인 더조은병원 신경외과 배장호 원장으로부터 경추척수증에 대해 알아본다.

◇경추척수증이란=손놀림이나 손의 감각이 둔해지고,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것이 경추 척수증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간혹 목뼈 부위에 가해진 약간의 충격으로 갑자기 나빠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수개월에 걸쳐서 서서히 나빠지는 경과를 보인다.

특히 손의 세밀한 동작이 어눌해져서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질이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이 빨리 되지 못한다.

또 다리를 옆으로 넓게 벌려서 걸어야 할 정도로 몸의 균형 감각이 나빠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목뼈 부위의 척추관 쪽에 신경을 압박하는 큰 골극(퇴행성 변화에 의해 생기는 뼈가시)이 생기거나 목디스크(추간판탈출증)가 심할 때 ,목뼈를 지지하는 인대가 뼈로 변화되는 ‘후종인대골화증’이 생겼을 때 잘 발생한다.

◇중풍으로 오인하기 쉬워=일반적으로 경추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척수 압박 증상은 오히려 노인보다는 50∼60대 중년층이 더 심하게 느낀다. 물론 40대 초반에 발병되는 경우도 있다.

배장호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뇌졸중으로 오인해 엉뚱한 치료를 받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후유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정확한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뇌졸종과의 감별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손의 세밀한 운동 장애로 젓가락질을 하기가 힘들고, 와이셔츠 단추를 채우기도 힘들어지는 증상을 중풍의 초기 증상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손동작 관찰이 치료의 열쇠=중풍과의 감별을 위해서는 손 동작이 진단의 열쇠가 될 수 있다. 경추척수증은 약지와 새끼 손가락이 벌어지며 잘 안 펴지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빨리 못하게 된다.

따라서 ‘척수증 손’은 자연상태에서 새끼손가락이 자꾸 벌어지려는 경향을 보이고 새끼손가락을 약지에 오랫동안 붙이고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게 특징이다.

치료법은 보존요법과 수술요법이 있다.

배 원장은 “증상을 이미 느끼기 시작했을 때는 보존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물론 수술 후에도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 등 물리치료를 받아야 마비증상을 없애고 후유증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뼈에 부담 주는 자세 피해야= 평소 척추 변성, 특히 목뼈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나쁜 자세를 피해야 한다. 목뼈에 충격이 가해지는 외상을 반복적으로 입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생활 혹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또한 목이나 어깨의 근육 긴장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목 운동을 피하고, 반신욕 등으로 근육의 긴장을 감소시키며 목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도 경추 척수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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