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혁의 Moneyball] "만물(萬物)의 이치, 지구상 모든 사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외부에 어떠한 충격을 가하지 않는 이상. 지구상 무게를 가진 모든 사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를 부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뭐 물론 필자의 짧은 물리학 지식으로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왠 경제컬럼에 물리학 발언이냐 하겠지만, 금융시장의 흐름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라는 논리를 전달하고 싶어서다.
금융시장을 거래하면서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돈이 어디로 흐르는지 제대로 파악만 해도, 보다 현명한 투자를 하여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고민하는 찰나, 머리를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바로 버냉키 풋(PUT)이다. 최근 신문이나 메스컴에서 ‘버냉키 풋’이라는 표현은 종종 소개가 되곤 했었다.
원래 시초는 ‘그린스펀 풋’이다. 미국역사상 시장참여자들의 신뢰가 가장 높았던 FRB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 의장에겐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1998년 발생했던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사건 당시 러시아의 국가부도 사태로 LTCM이 파산직전에 몰리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었다. 이때 세번의 금리인하를 통한 긴급조치 덕분에 LTCM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됐고 시장 참여자들은 외부충격을 흡수하는 그린스펀의 능력을 맹신하게 되었다. 이후 2000년 IT버블 당시엔 2년여에 걸쳐 연 6.5%에서 연 1%로 정책금리를 끌어내렸다. (물론 이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플레,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고 2008년 서브프라임의 위기가 시작되긴 했지만 당시엔 환호했었다.) 위험을 상쇄시키는 이런 능력 때문에 증시침체로부터 옵션보유자를 보호하는 풋옵션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그린스펀 풋’이란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버냉키 의장도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지난 두차례의 양적완화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지금의 다우지수를 만들어냈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또 버냉키 의장은 2014년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라는 발표를 통해, 더 내릴 수 없는 금리 대신 장기적인 유동성 환경 스케치를 제공해 주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유동성 환경의 개선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는 점이다. 무게를 가진 물체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듯이, 유동성 환경을 조성했다면 더 나은 수익환경 속으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다.
자 그럼 여기서 ‘더 나은 수익환경으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간다’ 라는 부분을 짚어보자.
필자가 이번 컬럼에서 전달하고 싶은 key point는 바로 이 부분이다.
모든 국가는 경제성장률을 갖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성장률은 다소 낮은 상태에서 정체되는 편이고, 이머징 국가들은 두자릿수 성장을 하기도 한다. 그럼 여기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갈 낮은 곳은 어디인가? 당연히 이머징국가이다. 투자수익률이 높은 이머징 쪽으로 유동성은 흐를 수 밖에 없다.
경제성장률이 높다면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어느 쪽이 잠재적으로 높겠는가? 물론 주식은 접근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주식의 기본 성질이 risk & return 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투자매력도는 유동성이 풀리는 상황이라면 이머징이 유리하다.
금리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선진국일수록 금리는 저금리다. 이머징은 상대적 고금리다. 그럼 유동성은 어디로 흐르겠는가? 여기서도 당연히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유동성은 흘러들어간다. 미국,일본 등 저리자금을 대출 받아 한국에 은행 예금만 해도 금리차가 3% 발생한다.
외국인 입장에선 환율마저 밀려주면 1석2조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유럽에서 시중에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한 1차 LTRO 자금 4890억유로, 2월 말일에 대기중인 무제한 입찰의 2차 LTRO도 같은 성격이다. 이미 두차례 풀린 미국의 양적완화 자금, 여기에 약간의 후퇴징후라도 보이면 언제든 쓸 수 있는 QE3 카드까지 금융시장에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우호적이다. 이 우호적인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최근 전세계 증시를 끌어올린 요인이었고, 이머징증시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요인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 타이밍을 두고 말이 많은 상황이지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작년처럼 지준율을 올리는 모습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까지도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플러스 요인임이 분명하다. 이미 중국의 핫머니가 유출되면서 시중에는 자금부족을 호소하고 있어서 신규대출 추이로 보면 지준율 인하 타이밍은 멀지 않다라고 예상한다.
원자바오 총리도 1분기중 미세조정을 언급하면서 지준율 인하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중국 월별 위안화 신규대출액 추이 (출처 : 한국증권)>
지난 연말부터 물밀 듯 밀고 들어왔던 외국인의 자금이 최근 며칠 주춤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5월에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9년 9월 FTSE 선진국지수 편입 때도 환경은 비슷했다. 당시 편입시점까지 2009년도 외국인 누적 매수금액은 25조원에 달했었다. 지수 편입 여부는 지나봐야 아는 일이지만, 2012년 외국인의 한국주식 매입세는 계속 진행형(~ing)이다. 주춤해졌다고 화려한 유동성 파티에 초대받고, 멋진 턱시도를 차려입었는데, 에피타이저만 먹고 파티장을 빠져나올 것인가?
빠져나가는 타이밍은 신중해야 한다. 200일선이라는 최장기 이평선을 회복했고 (개인적으로 박스트레이딩 의견을 포기했던 결정적인 요인이었음) 증시 주변엔 올해 주식매도 7조원, 주식형펀드 환매 3조원을 실시한 두꺼운 개인의 대기매수자금이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인데다 대기매수세도 두껍다면, 아직은 유동성 파티장을 퇴장할 타이밍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코스피의 PER 배수는 9.3배에 불과하다. 아직 올라갈 수 있을 벨류에이션 메리트가 크고,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인데다, 대표 기업의 성장세는 한국을 글로벌 천하에 널리 알리고 있다. 대기매수세도 두꺼운데다, 환율상황도 외국인 투자자에 우호적이다.
그럼 여기서 마지막 투자 아이디어. 종목별 접근도 마찬가지다.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주는 올해 들어 30~40% 이상 오른 종목도 셀 수 없이 많다. 단기적으로 크게 올랐다. 그럼 여기선 유동성이 흘러 들어갈 수 있을 낮은 곳, 즉 안 올라온 곳은 어디인가.
누구나 인정하는 우량한 거래소 중형주, 코스닥 업종 대표 간판 기업들 같은 경우엔 지금까지의 유동성 잔치가 남의 잔치였다.
견조한 추세하에서 대형주의 속도조절이 예상된다면, 대안으로서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고, 담을 그릇에 넘치면 흐르기 마련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지구상 모든 사물의 이치를 이용할 필요가 있을 타이밍이다.
<글. 장용혁 한국투자증권 eFriendAir 차장>
외부에 어떠한 충격을 가하지 않는 이상. 지구상 무게를 가진 모든 사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이를 부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뭐 물론 필자의 짧은 물리학 지식으로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왠 경제컬럼에 물리학 발언이냐 하겠지만, 금융시장의 흐름도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라는 논리를 전달하고 싶어서다.
금융시장을 거래하면서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돈이 어디로 흐르는지 제대로 파악만 해도, 보다 현명한 투자를 하여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고민하는 찰나, 머리를 스치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바로 버냉키 풋(PUT)이다. 최근 신문이나 메스컴에서 ‘버냉키 풋’이라는 표현은 종종 소개가 되곤 했었다.
원래 시초는 ‘그린스펀 풋’이다. 미국역사상 시장참여자들의 신뢰가 가장 높았던 FRB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 의장에겐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 1998년 발생했던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사건 당시 러시아의 국가부도 사태로 LTCM이 파산직전에 몰리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하면서 주가가 폭락했었다. 이때 세번의 금리인하를 통한 긴급조치 덕분에 LTCM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됐고 시장 참여자들은 외부충격을 흡수하는 그린스펀의 능력을 맹신하게 되었다. 이후 2000년 IT버블 당시엔 2년여에 걸쳐 연 6.5%에서 연 1%로 정책금리를 끌어내렸다. (물론 이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플레,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고 2008년 서브프라임의 위기가 시작되긴 했지만 당시엔 환호했었다.) 위험을 상쇄시키는 이런 능력 때문에 증시침체로부터 옵션보유자를 보호하는 풋옵션과 비슷하다는 뜻으로 ‘그린스펀 풋’이란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버냉키 의장도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지난 두차례의 양적완화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지금의 다우지수를 만들어냈다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또 버냉키 의장은 2014년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라는 발표를 통해, 더 내릴 수 없는 금리 대신 장기적인 유동성 환경 스케치를 제공해 주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유동성 환경의 개선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는 점이다. 무게를 가진 물체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듯이, 유동성 환경을 조성했다면 더 나은 수익환경 속으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가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다.
자 그럼 여기서 ‘더 나은 수익환경으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간다’ 라는 부분을 짚어보자.
필자가 이번 컬럼에서 전달하고 싶은 key point는 바로 이 부분이다.
모든 국가는 경제성장률을 갖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성장률은 다소 낮은 상태에서 정체되는 편이고, 이머징 국가들은 두자릿수 성장을 하기도 한다. 그럼 여기서 유동성이 흘러 들어갈 낮은 곳은 어디인가? 당연히 이머징국가이다. 투자수익률이 높은 이머징 쪽으로 유동성은 흐를 수 밖에 없다.
경제성장률이 높다면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은 어느 쪽이 잠재적으로 높겠는가? 물론 주식은 접근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주식의 기본 성질이 risk & return 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투자매력도는 유동성이 풀리는 상황이라면 이머징이 유리하다.
금리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선진국일수록 금리는 저금리다. 이머징은 상대적 고금리다. 그럼 유동성은 어디로 흐르겠는가? 여기서도 당연히 저금리에서 고금리로 유동성은 흘러들어간다. 미국,일본 등 저리자금을 대출 받아 한국에 은행 예금만 해도 금리차가 3% 발생한다.
외국인 입장에선 환율마저 밀려주면 1석2조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유럽에서 시중에 신용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공급한 1차 LTRO 자금 4890억유로, 2월 말일에 대기중인 무제한 입찰의 2차 LTRO도 같은 성격이다. 이미 두차례 풀린 미국의 양적완화 자금, 여기에 약간의 후퇴징후라도 보이면 언제든 쓸 수 있는 QE3 카드까지 금융시장에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우호적이다. 이 우호적인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최근 전세계 증시를 끌어올린 요인이었고, 이머징증시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 요인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중국의 지준율 인하 타이밍을 두고 말이 많은 상황이지만 한가지 확실한 점은, 작년처럼 지준율을 올리는 모습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까지도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플러스 요인임이 분명하다. 이미 중국의 핫머니가 유출되면서 시중에는 자금부족을 호소하고 있어서 신규대출 추이로 보면 지준율 인하 타이밍은 멀지 않다라고 예상한다.
원자바오 총리도 1분기중 미세조정을 언급하면서 지준율 인하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중국 월별 위안화 신규대출액 추이 (출처 : 한국증권)>
지난 연말부터 물밀 듯 밀고 들어왔던 외국인의 자금이 최근 며칠 주춤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5월에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09년 9월 FTSE 선진국지수 편입 때도 환경은 비슷했다. 당시 편입시점까지 2009년도 외국인 누적 매수금액은 25조원에 달했었다. 지수 편입 여부는 지나봐야 아는 일이지만, 2012년 외국인의 한국주식 매입세는 계속 진행형(~ing)이다. 주춤해졌다고 화려한 유동성 파티에 초대받고, 멋진 턱시도를 차려입었는데, 에피타이저만 먹고 파티장을 빠져나올 것인가?
빠져나가는 타이밍은 신중해야 한다. 200일선이라는 최장기 이평선을 회복했고 (개인적으로 박스트레이딩 의견을 포기했던 결정적인 요인이었음) 증시 주변엔 올해 주식매도 7조원, 주식형펀드 환매 3조원을 실시한 두꺼운 개인의 대기매수자금이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인데다 대기매수세도 두껍다면, 아직은 유동성 파티장을 퇴장할 타이밍은 아니라고 본다.
현재 코스피의 PER 배수는 9.3배에 불과하다. 아직 올라갈 수 있을 벨류에이션 메리트가 크고,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인데다, 대표 기업의 성장세는 한국을 글로벌 천하에 널리 알리고 있다. 대기매수세도 두꺼운데다, 환율상황도 외국인 투자자에 우호적이다.
그럼 여기서 마지막 투자 아이디어. 종목별 접근도 마찬가지다.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주는 올해 들어 30~40% 이상 오른 종목도 셀 수 없이 많다. 단기적으로 크게 올랐다. 그럼 여기선 유동성이 흘러 들어갈 수 있을 낮은 곳, 즉 안 올라온 곳은 어디인가.
누구나 인정하는 우량한 거래소 중형주, 코스닥 업종 대표 간판 기업들 같은 경우엔 지금까지의 유동성 잔치가 남의 잔치였다.
견조한 추세하에서 대형주의 속도조절이 예상된다면, 대안으로서 괜찮은 선택일 것이다.
달도 차면 기울기 마련이고, 담을 그릇에 넘치면 흐르기 마련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지구상 모든 사물의 이치를 이용할 필요가 있을 타이밍이다.
<글. 장용혁 한국투자증권 eFriendAir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