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1>
해마다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기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보험사기의 실태를 최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자>
차량용 블랙박스에 찍힌 보험사기가 의심스러운 교통사고 장면입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자전거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출동사고를 가장합니다. 또 멀쩡하게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유흥가 골목에서 차에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차량 앞에 누워 버립니다. 속칭 `손목치기`의 현장입니다.
보험사기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보험사기액 동향을 보면 이 사실은 쉽게 확인됩니다. 작년 상반기에만 적발된 보험사기액이 1천844억원에 적발된 인원은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연간 피해규모는 돈으로 2조2천억원에 달합니다. 가구당 이 돈을 물어주기 위해서 한 해 평균 15만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까다롭게 보험금 지급을 심사해도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수령하는 사람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술 더떠서 이제는 지능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형규 금감원 생명보험 조사팀장
"경기불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생계형 보험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설계사와 병원사무장 등이 공모하거나 가족들이 참여하는 보험사기가 늘면서 최근에는 그 수법이 지능적이고 대담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보험연수원이 보험심사역들을 상대로 보험범죄를 막기 위한 세미나 현장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당국의 감독방향과 보험사 내부의 문제점, 제도적 뒷받침 등이 심층 논의됐습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를 더 이상 사후적으로 감독하지 않고 사전적으로 예방하는데 힘을 쏟을 방침입니다. 보험 가입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해서 보험사기를 초기부터 막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수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보험사들은 구조적으로 사전에 보험범죄를 예방하는데 한계를 보여왔기 때문에 현재의 사후처리식 예방에서 벗어나 보험계약 심사 때부터 철저하게 해서 앞으로는 사전적인 예방에 힘쓰겠습니다."
특히 연내에 보험업법을 개정해 보험사기자가 민사상 보험금 반환을 거부할 경우 은행연합회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해 여신거래를 제한하고, 형사상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아예 보험가입을 제한하는 극약 처방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은 손해보험의 경우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정비소의 인식변화가 있었지만 생명보험은 일부 병원이 보험사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대적인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지만 보험사기가 워낙 만연한 상황이어서 당국의 이같은 의지가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출연]
<앵커2>
현장을 취재한 최진욱 기자와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업계에서 추산하는 2조2천억원이라는 피해규모가 천문학적이군요.
<기자>
2조2천억원은 워낙 큰 돈이어서 실감하기 쉽지 않으실텐데요. 지난해 통신산업의 공룡으로 대우받는 KT의 한 해 전체 영업이익이 2조원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정유사인 GS칼텍스의 작년 영업이익도 2조원이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기업의 한 해 영업이익이 보험사기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업계에서는 이보다 2배가 넘는 5조원이 될 수도 있는 추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보험사기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이미 국내에서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3>
더욱 답답한 것은 보험사기가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보험사의 내부적인 문제와 제도를 비롯한 환경의 문제로 크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단기 실적중심의 경영전략을 추진하면서 상품개발과 보험판매, 언더라이팅, 지급심사 등에서 보험사기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장사만 열심히 하다보니 보험사기를 체계적으로 따져볼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외부 환경적으로도 제도적, 입법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확실한 처벌규정이 없다든가 이를 단속할 전담기구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부족입니다. 보험가입자나 설계사, 보험사의 도덕적 해이가 보험사기를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4>
보험사기로 가구당 15만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는 통계를 전해주셨는데 결국 선량한 보험가입가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거죠. 보험사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보험사기를 남의 일로 치부하기 쉬운게 현실입니다. 나만 잘하면 되지 보험사기는 일부 그릇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의 일로 볼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사기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여러분들의 돈을 훔치는 범죄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보험사는 장사가 먼저다 보니 보험사기를 골라내는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주위에서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례를 보신다면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보험사기를 신고하는 방법을 보고 계신데요. 메모를 해두셨다가 급할때 요긴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이제 더 이상 소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더욱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일을 저지르다 보니 언제든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앵커5>
보험사기의 피해자는 바로 나 라는 점, 꼭 기억해야겠군요. 최진욱 기자였습니다.
해마다 보험사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사기는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량한 보험가입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보험사기의 실태를 최진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기자>
차량용 블랙박스에 찍힌 보험사기가 의심스러운 교통사고 장면입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자전거가 갑자기 튀어나와서 출동사고를 가장합니다. 또 멀쩡하게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유흥가 골목에서 차에 부딪히지도 않았는데 차량 앞에 누워 버립니다. 속칭 `손목치기`의 현장입니다.
보험사기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금융감독원에 적발된 보험사기액 동향을 보면 이 사실은 쉽게 확인됩니다. 작년 상반기에만 적발된 보험사기액이 1천844억원에 적발된 인원은 처음으로 3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연간 피해규모는 돈으로 2조2천억원에 달합니다. 가구당 이 돈을 물어주기 위해서 한 해 평균 15만원의 보험료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까다롭게 보험금 지급을 심사해도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수령하는 사람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술 더떠서 이제는 지능적이고 적극적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형규 금감원 생명보험 조사팀장
"경기불황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생계형 보험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설계사와 병원사무장 등이 공모하거나 가족들이 참여하는 보험사기가 늘면서 최근에는 그 수법이 지능적이고 대담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보험연수원이 보험심사역들을 상대로 보험범죄를 막기 위한 세미나 현장입니다. 이 자리에서는 당국의 감독방향과 보험사 내부의 문제점, 제도적 뒷받침 등이 심층 논의됐습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를 더 이상 사후적으로 감독하지 않고 사전적으로 예방하는데 힘을 쏟을 방침입니다. 보험 가입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해서 보험사기를 초기부터 막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김수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보험사들은 구조적으로 사전에 보험범죄를 예방하는데 한계를 보여왔기 때문에 현재의 사후처리식 예방에서 벗어나 보험계약 심사 때부터 철저하게 해서 앞으로는 사전적인 예방에 힘쓰겠습니다."
특히 연내에 보험업법을 개정해 보험사기자가 민사상 보험금 반환을 거부할 경우 은행연합회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해 여신거래를 제한하고, 형사상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아예 보험가입을 제한하는 극약 처방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은 손해보험의 경우 그동안 문제가 많았던 정비소의 인식변화가 있었지만 생명보험은 일부 병원이 보험사기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대대적인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지만 보험사기가 워낙 만연한 상황이어서 당국의 이같은 의지가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출연]
<앵커2>
현장을 취재한 최진욱 기자와 보다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업계에서 추산하는 2조2천억원이라는 피해규모가 천문학적이군요.
<기자>
2조2천억원은 워낙 큰 돈이어서 실감하기 쉽지 않으실텐데요. 지난해 통신산업의 공룡으로 대우받는 KT의 한 해 전체 영업이익이 2조원입니다. 국내 대표적인 정유사인 GS칼텍스의 작년 영업이익도 2조원이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기업의 한 해 영업이익이 보험사기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업계에서는 이보다 2배가 넘는 5조원이 될 수도 있는 추정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보험사기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이미 국내에서는 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3>
더욱 답답한 것은 보험사기가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보험사의 내부적인 문제와 제도를 비롯한 환경의 문제로 크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는 단기 실적중심의 경영전략을 추진하면서 상품개발과 보험판매, 언더라이팅, 지급심사 등에서 보험사기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장사만 열심히 하다보니 보험사기를 체계적으로 따져볼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외부 환경적으로도 제도적, 입법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확실한 처벌규정이 없다든가 이를 단속할 전담기구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보험사기에 대한 인식부족입니다. 보험가입자나 설계사, 보험사의 도덕적 해이가 보험사기를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4>
보험사기로 가구당 15만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는 통계를 전해주셨는데 결국 선량한 보험가입가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거죠. 보험사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보험사기를 남의 일로 치부하기 쉬운게 현실입니다. 나만 잘하면 되지 보험사기는 일부 그릇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의 일로 볼 경우가 많은데요. 그렇지 않습니다. 보험사기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여러분들의 돈을 훔치는 범죄입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보험사는 장사가 먼저다 보니 보험사기를 골라내는데 구조적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주위에서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례를 보신다면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보험사기를 신고하는 방법을 보고 계신데요. 메모를 해두셨다가 급할때 요긴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보험사기 혐의자들은 이제 더 이상 소극적으로 범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더욱 적극적이고 대담하게 일을 저지르다 보니 언제든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앵커5>
보험사기의 피해자는 바로 나 라는 점, 꼭 기억해야겠군요. 최진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