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전자투표 제도 개점휴업

입력 2012-02-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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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도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가 진행되는 것을 찾아보긴 힘들 전망입니다.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도가 도입된지 3년이 지났지만 전자투표 시장은 여전히 개점휴업상태입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기자>

예탁원이 10억여원을 들여 개발한 주주총회 전자투표제도가 실제로는 기업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탁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한 상장사 가운데 전자투표제도를 신청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전자투표제도란 간단한 공인인증서만 설치하면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로 소액주주 의결권 보호를 위해 지난 2010년 도입됐지만 기업들로부터는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의결권대리행사제도 이른바 `새도우보팅` 때문.

지난해 정부가 나서서 주총을 왜곡시킨다는 이유로 새도우보팅 제도 폐지를 추진했지만 국회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기업들마저 대주주 의결권 보호를 이유로 여전히 새도우보팅 제도를 선호하고 있어 전자투표 도입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인터뷰> 상장기업 관계자

"새도우보팅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이거든요. 소액주주들이 단합해서 반대로 하자고 여론몰이하면 안건에 반대하고 전자투표로 하면 대주주 입장에서는 의안통과 확률이 적어지죠."

예탁원도 첫해 전자투표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임시주총은 70%를 깎아주는 등의 여러 유인책을 내놨지만 기업들의 반응을 얻는데 실패했습니다.

다만 올해 처음으로 비상장사이긴 하지만 경기방송이 다음달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전자투표를 도입하기로 해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지방 이전이 결정된 예탁원 내부에서는 상장사를 대상으로 전자투표 마케팅을 펼치기가 점점 어려워져 제도 활성화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총꾼들이 활동하는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전자투표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만큼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전자투표 도입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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