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유로 재무장관회의'가 관건

입력 2012-03-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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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 오후증시 2부 - 박문환의 증시퍼즐>

동양증권 박문환 > 향후 2년 이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자산이 그 정도 된다는 것이다. 은행들의 자본확충 규모까지 감안한다면 1조 유로가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1조 유로 정도는 확보해야 된다고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부분은 오는 20일 유로재무장관회의에서 주된 의제가 될 전망이다.

당연히 최대변수는 또 독일이다. 최근 독일의 마음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며칠 전에 언급했다. 하지만 여전히 독일이 어떻게 나올지 늘 걱정이다. 지금 독일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EFSF의 잔여금 2000억 유로에 ESM 5000억 유로를 합쳐 7000억 유로 규모로 늘리는 것은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제는 이것이 한시적이라는 사실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원래 EFSF가 끝나기로 했던 내년 7월에 EFSF의 바톤을 이어받아 ESM이 출발하기로 했던 것을 ESM이 1년 남짓 먼저 가동하기로 하는 바람에 EFSF와 ESM 간 중복구간이 생기게 됐다. 지금까지 독일에서는 ESM이 출발하게 되면 자동으로 EFSF는 모두 청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단 1년 간 중복기간 동안 같이 운용하자는 것까지 합의를 본 것 같다.

그런데 독일의 주장은 여전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EFSF는 4400억 유로 규모이다. 그 중에서 이미 2000억 유로 규모는 포르투갈과 그리스에 지원된 상태다. 독일에서는 이미 지원한 것만 인정하고 나머지 2400억 유로 그러니까 아직 사용하지 않은 부분은 폐기하자고 나오고 있다. 그것도 한시적이라고 했으니까 내년에는 그마저도 ESM으로 충당되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ESM 중에서 추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은 고작 3000억 유로밖에 안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OECD에서 추정하고 있는 내년 연말까지 돌아오는 채무원리금은 약 1조 유로에 육박한다. 만약 오는 30일 독일의 최초 주장대로 결정되면 시장이 적지 않게 실망을 할 수 있다.

OECD에서 1조 유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지금 돌아오는 채권만 가지고 본다면 8600억 유로 정도로 파악된다. EFSF와 ESM 그대로 모두 살리고, 그것도 독일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시적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모두 합해 9400억 유로의 튼튼한 방어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다. 이유는 출생의 비밀 때문이다.

EFSF와 ESM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태어났다. EFSF는 채권을 발행하고 기존의 국가들이 보증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ESM은 직접투자방식이다. 다시 말해 EFSF의 4400억 유로를 지금 상태에서 그대로 모두 살려둔다는 것은 자칫 구성국가들의 채무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지금도 당장 프랑스 등급을 내리네 마네 하는 상황에서 모든 자원을 얹어 소진하는 것은 다소 위험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올리렌 EU 통화담당 집행위원이 중요한 제안을 한 모양이다.

일단 EFSF 4400억 유로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 사용된 부분도 모두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다. 미 사용된 부분만 내년 7월 이후에 청산하는 방법이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내년 7월까지 든든한 방화벽 9400억 유로 규모로 탄탄하게 가져가고 내년 7월 이후 만약 사용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만큼은 청산해서 최종방화벽 규모를 7000억 유로 규모로 가져가자는 것이다. 이 방법은 다시 말해 일단 위급하면 있는 돈 쓰겠다는 것이다.

미리 청산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 이미 나온 LTRO 자금 1조 유로와 잘 융합해서 채무국들이 안전한 금리의 리파이낸싱이 가능한 것을 눈으로 보게 되면 그때 가서 2400억 유로를 사용하지 않은 부분에서 청산해 내실을 기하자는 것이다.

즉 충분한 식량을 넉넉하게 가져갈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비상식량 차원에서 잠시 미 사용분을 굳이 청산하지 않고 가져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이것이 바로 올리렌의 주장이다. 결론적으로 오는 30일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될 방화벽에 대해 독일이 몽니를 부리게 되면 시장은 또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올리렌 집행위원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부각되던 유로존의 위기가 다시 수면 아래로 숨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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