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좌파 파라과이 대통령, 결국 탄핵으로 사임

입력 2012-06-23 13:09  

중도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을 받고 사임했습니다.



2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파라과이 상원은 이날 오후 루고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9표, 반대 4표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원은 전날 시행한 표결에서 찬성 76표, 반대 1표로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탄핵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루고 대통령은 "파라과이의 역사와 민주주의가 깊은 상처를 입었다"는 발언과 함께 즉시 대통령궁을 떠났으며, 페데리코 프랑코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프랑코 새 대통령은 내년 8월15일까지 루고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되고, 차기 대선은 내년 4월 시행될 예정입니다.

프랑코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존중할 것이며, 내년 8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고 차기 대통령에게 정권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코 부통령은 원내 2당인 보수 성향의 자유당(PLRA) 소속으로, 연립정부의 한 축을 이뤘으나 최근 관계 청산을 선언했습니다.

탄핵안이 통과되자 의회 건물 주변에 모여 있던 수천명의 루고 대통령 지지자들이 항의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섰습니다.

한편, 중남미 지역 좌파 진영은 의회의 루고 대통령 탄핵을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사회주의 국제위원회는 루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쿠데타`에 비유하면서 "라틴아메리카-카리브 지역의 사회민주주의 진영은 파라과이 의회의 행동을 크게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강경좌파 성향의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파라과이의 새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고,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 다른 좌파 정상들도 비난 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미지역 국제기구인 남미국가연합은 대통령 탄핵으로 조성된 정국 혼란이 쿠데타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남미국가연합은 파라과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곧 외교장관 회담을 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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