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곡물가 상승세 지속.. 물가급등 가능성은?"

입력 2012-08-07 13:47  

<마켓포커스 2부 - 이슈진단>

동양증권 이석진 > 메달만 놓고 보면 사실 금메달은 은메달로 봐야 한다. 이번 런던올림픽의 금메달 무게는 400그램 정도 되는데 그중 실제 금은 6.3그램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하고 나머지 92.5%가 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가 동이다. 무늬만 금메달이고 실제로는 은메달인 셈이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44달러 정도이고 은메달은 약 340달러, 동메달은 5달러 정도다.

하지만 결코 전체 1.3%에 불과한 이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금 1그램의 가격이 약 50달러 선이니 금메달에 함유된 금값만 300달러를 넘어선다. 그래도 역시 금메달은 금메달이라고 할 수 있다.

금메달이 순금이라면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다. 금과 동의 비교를 위해서는 도량형의 통일이 필요하다. 그램으로 통일해보면 금은 그램당 52달러가 되고 은은 그램당 0.89달러, 동 가격은 그램당 0.0076달러, 즉 1센트가 안 된다.

이렇게 비교하면 같은 무게를 가진 금, 은, 동 가격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이 은보다 58.3배, 동보다는 무려 6880배 비싸다. 만약 올림픽 금메달이 순금이고 은메달이 순은, 동메달이 순동이라면 이들 메달의 가치 역시 그만큼 차이가 날 것이다.

이렇게 가치 차이가 나는 것은 생산량에 기인하고 있다. 금이 동보다 6800배 정도 비싼데 반대로 생산량은 동이 금보다 6400배 정도 많다. 이러한 차이를 감안하면 두 금속의 가격 차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하반기 한때 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1600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현재의 금값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금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는 표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올해 유럽의 재정위기가 최고조로 치닫고 글로벌경기 우려가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금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3월 이후 현재까지 금값은 온스당 1550달러에서 1700달러의 좁은 구간에서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연초 대비 금값은 약 2% 정도 상승하면서 강보합권의 성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에 대한 기대를 버리기는 아직 이르다.

애그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애그플레이션의 충족조건은 물가의 상승이다. 현재의 공급충격에 의한 생산 감소와 더불어 수요 증가가 함께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애그플레이션은 2007년 하반기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있었다. 이때는 전반적인 경기과열에 더해 신흥국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요 곡물이 급등했고 실제로 애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현재는 이런 미국 중서부 가뭄에 기인한 공급 충격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수요는 높지 않기 때문에 유가도 안정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선진 신흥국들의 물가상승률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상황에서는 물가급등의 충족조건인 수요증가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애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식품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상악화에 따른 공급충격과 농산물가격 상승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급등 이후 급락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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