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a3' 격상

입력 2012-08-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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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상승시켰다. 시장에서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이가 좋지 않고 통화스왑을 축소시킬 수도 있다는 압력이 계속해서 들어오는 상황에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것이라 그 기쁨이 조금 더 남다르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Aa3로 한 단계 조정했다. 한달 반 정도 이 방송을 통해 아태국가 중 한국의 신용등급이 가장 좋다고 언급하면서 대체로 우리의 정례평가시기인 11월에는 한 단계 상향 조정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런데 그 일정보다도 2개월 정도 앞당겨서 우리 정부도 놀랐다. 대부분 시장이 안 좋고 우리 경제도 안 좋지만 어제는 기습적으로 조정하고 특히 삼성전자의 악재와 조정이 겹쳐 상당히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그 어느 때보다 효과가 컸다.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관심되는 이유는 전세계에 신용등급 하락의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 속에서 A등급을 유지하는 국가 중에서 우리가 신용등급의 실제 등급이 조정된 유일한 국가다. 이렇게 명확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S&P나 유럽의 피치사도 이것을 외면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올해 11월의 정례 조정회의 시 S&P나 특히 작년에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한 피치사의 실제등급 조정에 이번 무디스사의 상향 조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상당히 좋게 나오고 있다. 항상 해외시각을 볼 때 신용등급과 단기적인 지표는 반드시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같이 본다. 우리 국채의 부도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CDS 금리는 작년 말 대비 60bp 정도 떨어지고 있다. 신용등급과 CDS의 관계를 보면 대체로 한 나라의 CDS 금리, 특히 한국처럼 신흥국에 속한 국가의 CDS 금리가 50bp 이상 떨어지면 대체로 3대 신용평가기관들이 실제 등급을 상향 조정한다.

그런 각도에서 우리의 CDS 금리가 최근 독도 문제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떨어지다 보니 무디스사가 이런 점을 감안한 것 같다. 또 한 가지의 지표인 외평채 가산금리 2014년물도 70bp 이상 떨어지고 있다. 단기적인 지표와 신용등급 간 괴리현상이 있다 보니 이번 상향조정에서 괴리의 편차를 많이 줄이는 점도 작용된 것으로 본다.

앵커 > 미국의 무디스사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것에 특별한 배경이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사람을 평가할 때도 다양한 지표가 있다. 여러 가지 평가 요소가 있지만 그 중 어떤 것에 가장 가중치를 두고 있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고스란히 적용됐다. 7대 신용평가기관들이 지금 가중치를 가장 두는 것은 재정의 건전성이다.

왜냐하면 유럽위기, 미국의 재정절벽에서 보다시피 재정적자나 국가채무 문제가 세계에서 최대 이슈이고 투자자의 최대 관심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3대 신용평가기관들도 투자자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재정의 건전성에 가장 중심을 두고 판단한다.

그런 각도에서 한국의 국가채무에 대해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국제적으로 비교하는 객관적 지표로는 협의의 국가채무가 있다. 협의 개념의 국가채무란 소속기관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만, 채무 중 묵시적 채무, 예비적 채무, 잠재적 채무는 빼고 지금 발생한 가시적 채무만 포함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분류해 볼 때는 우리의 재정건전성이 GDP 대비 국가채무가 32%이기 때문에 우리의 위험수지인 70%보다도 절반 이하의 수치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특히 펀더멘탈 측면에서 투자의 안내판 역할을 하는 것은 지금의 경기지표다. 국가의 신용등급 평가란 우리 투자자나 외국 투자자들의 안내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경기상황보다는 한국의 잠재성장 가능성, 미국의 잠재성장 가능성, 유럽의 잠재성장 가능성을 본다. 지금의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가 로비에 의해 신용등급을 올렸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3대 신용평가기관에 한국이 차지하는 수익비율이 1% 미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올리기 위해 신뢰성이 떨어지면 막대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경기침체에 빠져 있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번에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앵커 > 이번에 우리가 20-50클럽에 가입했는데 이것이 이번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올해 5월에 1인당 GDP 2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만 가입할 수 있는 20-50클럽에 가입한 점이 펀더멘탈 측면에서, 특히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왜냐하면 우리가 20-50클럽에 가입한 것은 G3, 서방 선진국가 중 캐나다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외형 상 우리는 선진국이다.

그리고 과거 20-50클럽 가입한 국가들은 가입 직후 10년 동안 대부분 성장성이 좋았다. 성장성이 10년 동안 좋았다는 것은 지금 가입한다면 향후 10년 동안 잠재성이 좋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미래에 대한 투자의 안내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래의 성장성이 좋게 평가 받아 이번에 신용등급이 올랐다.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현상이었다. 과거 우리나라에 외화가 부족할 때 일본이 통화스왑 협정을 축소한다면 그 자체로 3대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리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통화스왑 협정 축소 위협 내지는 포기 위협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신용등급은 일본 정부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올랐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는 지금 가지고 있는 1선 자금, 가지고 있지 않지만 IMF 쿼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의 한국지분, 중국과의 통화스왑 560억 달러를 볼 때 1선 자금 3100억 달러, 2선 자금은 일본의 700억을 전부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1000억 달러다. 둘을 합치면 4000억 달러가 넘는 상태다.

우리 경제의 외환보유고 개념 중에서 가장 최광의 개념인 캡티욘 방식을 하더라도 적정 외환보유고가 3700억 달러다. 일본을 제치고 4000억 달러라는 것은 최광의 개념인 3700억 달러를 넘다 보니 무디스사가 외화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에서 재정의 건전성, 펀더멘탈의 상대적 양호를 포함해 이번에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앵커 > 현재 GDP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일본의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지 않고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무디스사도 이 부분을 경고했다. 지금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일본과 자주 비교하는 시각이 있다. 향후 일본 신용등급의 상향보다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재정의 건전성이 가장 나쁘기 때문이다.

우리의 국가채무가 GDP 대비 32%이지만 일본은 230%가 넘는다. 가장 재정의 건전성이 낮기 때문에 일본이 다른 측면에서도 경제가 나쁘지만 무역수지 흑자에서 적자로 크게 전환했고 엔고에 따라 디플레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등 우려가 많지만 무엇보다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30%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하고 있다.

어제 하루만 보면 상당히 다행스러웠다. 깜짝 조정이었다. 3대 신용평가사들이 조정하면 항상 의심을 품었던 것이 3주 전에는 자금이 먼저 들어왔었다. 그런데 어제는 외국인들이 깜짝 등급조정과 함께 삼성전자 배심원 판결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또 실제로 삼성전자가 7% 이상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국내 코스피지수는 거의 떨어지지 않고 있다.

무디스사의 조정에 따라 외국인들이 완충 역할을 충분히 했기 때문이다. 무디스사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가 실제 등급을 조정하는데 있어 이것만큼 시장이 안정되었던 때는 없었다. 상당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다행스럽다고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조정한 것은 아니다. 분명히 객관적 지표가 그만큼 훌륭하게 평가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각도에서 향후에 외국자본은 계속해서 유입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과 같은 돈의 글로벌 자금 규모가 늘어나느냐, 드라기 패키지가 나와서 LTRO 등 어떤 형태로든 돈을 공급하느냐. 글로벌 자금만 늘어난다면 지금 세계 각국의 투자 안전판 역할을 하는 시각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국에 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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