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그리스 우려 재부각… 배경은?

입력 2012-11-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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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문제는 그동안 잘 협조해오던 IMF와 유럽연합이 그리스 해법을 두고 노골적으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돈의 문제, 정치적 문제가 모두 결부되어 있다. IMF의 입장은 이렇다. 오는 2020년에 그리스의 국가채무비율이 144%에 달할 전망이기 때문에 목표로 삼았던 120%로 낮추기 위해서는 유럽 국가들이 그리스에 빌려준 채권의 원금을 탕감해줘야 한다는 것이 IMF의 일관된 주장이다.

반면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국가들은 원금 탕감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도 금지되어 있을뿐더러 자기나라 의회에서 승인을 받을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구제금융을 빌려줄 때부터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는데 원금까지 떼이게 됐다고 보고했다가는 정치 생명을 잃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그리스의 재정정상화 목표시한을 2022년으로 2년 늦추자고 주장한다. 이렇게 하면 그리스 부채경감 규모도 줄어들기 때문에 원금 탕감 대신 이자율 인하 정도만으로도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IMF의 계산조차도 낙관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IMF는 총 500억 유로 규모의 부채 경감이 필요하다고 보고있지만 골드만삭스는 자체 분석 결과 800억 유로의 탕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JP모간도 별도로 그리스 부채규모를 전망했는데 역시 IMF의 계산보다 훨씬 빚이 많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IMF의 해법마저도 믿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밤사이 스페인 국채수익률이 5.96%로 뛰어올라 경계 단계인 6%선에 바짝 다가갔다. 여기에서 1%p 더 오르면 위험한 수준이 된다. 그리스 문제 해결이 계속 지연되니 스페인으로의 전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지난달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 오늘은 한달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스페인 국채수익률은 오늘 장중 이후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다른 이유가 아니라 스페인 정부가 곧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유럽증시가 오르고 뉴욕증시 역시 장중에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소문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뉴욕증시는 이내 오름폭을 모두 반납했다. 어쨌든 그동안 잠복해 있던 스페인 문제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슈로 다시 부각되는 양상이다. 골칫거리가 늘어나고 있다.

마침 오늘 뉴욕증시 마감을 30분 가량 남겨둔 상태에서 쟈넷 옐런 연준 부의장이 연설을 했다.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아주 완화적인 발언을 했다. 지금 연준은 제로금리를 오는 2015년 6월 말까지 유지하겠다고 약속을 해놓았다. 이렇게 날짜로 되어 있는 제로금리 유지 약속기간을 경제지표로 바꿀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예를 들어 실업률이 7%로 떨어질 때까지는 제로금리를 계속 유지한다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실업률이 떨어질 때까지 무기한으로 제로금리를 지속할 수 있게 되는데 연준 내부의 부양론자들이 그동안 계속 요구하던 조치다.

옐런 부의장은 또 실업률을 낮추는 과정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선인 2%선을 웃돌더라도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부양론자들이 꾸준히 주장하던 이른바 인플레이션 용인 정책이다. 그렇지만 가장 유력한 차기 연준의장 후보로 거명되는 옐런 부의장의 발언조차도 시장에는 전혀 먹히지 않았다. 지금은 연준으로서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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