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영향은?"

입력 2012-11-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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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증권 이진우 > 지난주 화요일에는 기획재정부 신제윤 1차관, 수요일에는 박재완 장관, 목요일에는 최종구 차관보 등 환율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의 고위당국자 세 사람이 다 나왔다. 그리고 목요일에 최종구 차관보의 발언 강도가 강하다 싶으면서 동시에 물량 개입도 단행되었다. 또 오늘 아침에는 결국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축소했다.

기존 국내은행의 경우 자기자본 규모가 커 자기자본 대비 40%를 30%수준으로, 외국계 지점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200%에서 150%로 4분의 1씩 줄였다.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외환규제 3종 세트의 골격을 이루는 것이었지만 문제는 어지간한 은행마다 한도가 많이 남는다는 이야기이고 2주 전에 언급했듯 최근 환율 하락이 2006년, 2007년처럼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때문에 내려오는 환율이 아니다.

지난 주말 현재 환율 차트를 보자. 당국은 1080원을 주목했다. 목요일의 시장 분위기는 1080원을 깨자는 분위기였는데 1080원이 무너지면 1050원까지는 논스톱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엔원환율을 살펴봐야 한다. 엔원환율이 100엔당 1300원이다. 이는 월간 추이다. 여기서 60개월 이평선은 거의 5년 평균치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의 엔화 약세와 더불어 서울에서도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인데 일단 1300원 정도에서는 속도 조절을 하자는 것으로 당국의 의중을 읽어줘야 한다.

환율 관련해 조금 더 살펴보자. 1985년부터 플라자 합의가 있었다. 10년에 걸친 달러엔 환율을 보면 거의 1달러에 250엔 수준이었는데 이것이 80엔 수준까지 갔다. 지금도 마찬가지의 상황으로 거의 3분의 1토막이 났다. 그만큼 엔화가치가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그 당시 우리 환율이 800원, 900원 하다가 700원, 600원대까지 갔다가 IMF를 겪었다. 이때 대략 900원 정도로 보더라도 엔화의 경우 엔화환율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당시 900원, 800원 하던 환율이 지금도 1000원 위다. 오히려 1100원에 가까운 정도로 우리 원화는 절하되어 있다.

또 대만 달러의 경우에도 1985년 플라자 합의 무렵에는 거의 1달러당 40대만달러에 육악했지만 지금은 30대만달러 정도로 많이 절상된 상황이다. 싱가포르달러도 2.2 수준에서 1.2 수준이다. 만약 지난 20~30년 동안 다른 아시아 통화만큼 한국 원화가 절상되어 왔다면 지금 우리 환율은 500~600원대일 것이라는 단순비교도 가능하다. 5~6년에 걸쳐 환율이 오르기 쉬운 여건이라는 시각을 이제는 환율이 당분간 쉽게 오르기 어렵다, 혹은 자칫 도도한 하락 추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쪽으로 전망을 달리하고 있다. 이는 우리 수출기업들에게는 상당히 고민이 될 대목이다.

지금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봤을 때 우리가 그동안 수십 년 동안 국제시장에서 쟁쟁한 아시아 경쟁국들과 상대하면서 달러표시 가격 경쟁력이 있어 환율이라는 척도가 참 지대했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서서히 속도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 원화의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면 지금처럼 쉽게 벌기는 어려운 시절로 간다. 가격경쟁력이 아닌 기술에 있어 지금까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확대해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아니면 지금 벌어오던 것만큼 쉽게 이익을 내는 시절은 힘들어졌다. 우리 수출기업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시장 관련해서 살펴보자. 지난 주말 블룸버그의 주요 헤드라인은 뉴욕증시가 지난 6월 이래 주간 상승률 최고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추수감사절 이후 금요일부터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모든 기업들과 소매업체들이 흑자로 돌아선다는 의미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었다.

이번에 굉장히 미국 국민들이 강력한 쇼핑 의욕을 보였다. 이것이 소비증대에 기여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수익률도 올라갔다. 이것도 결국 재정절벽을 피해갈 것이다. 추수감사절 전후해서 미국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또 유로도 강세를 보이는 것은 조금 전 뉴스로 다루었듯 그리스 지원 관련해 결국은 해결될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기대감이었다. 세상은 그렇게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차원의 낙관과 기대감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어제 뉴욕증시가 주춤거리는 모습이고 달러엔환율이 83엔 턱 밑까지 왔다가 현실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는 가운데 오히려 아베 총리의 말 때문에 일주일 가까이 엔화 매도세로 왔다가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어제 우리증시는 뉴욕증시의 숨고르기를 예상하듯 부진한 양상이었다가 오늘은 강한 모습을 보인다. 전반적으로 기대감에 근거한 장세이다 보니 탄력적이고 추세적이며 방향성이 있다는 정도는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현 정도의 박스권을 보인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전반적으로 주식, 채권시장에 이르기까지 박스권 장세를 아직까지는 선호하는 것 같다. 채권시장에 보니 국채선물을 샀다 팔며 기존 밴드를 벗어나지 않는 장세를 유지하겠다는 외국인들의 의중이 보이는 흐름이다. 크게 나쁘지 않다. 주식도 들고 있어야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위험거래 내지 주식에서는 계속해서 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큰 재미는 없는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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