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원 잡아라"‥ETF 수수료 전쟁

입력 2012-12-05 16:37  

<앵커>

14조원 규모의 상장지수펀드, 즉 ETF 시장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낮추기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나친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중구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허홍석씨.

점심시간에 잠시 틈을 내 한 증권사 창구를 찾았습니다.

동창들과의 모임에서 ETF 상품이 좋다는 말을 들었는 데, 용어도 생소하고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만으로는 한계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허홍석 (30세, 직장인)

"ETF는 잘 몰랐던 상품이었는 데, 상담을 받아보니 종류도 다양하고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기 때문에 여윳돈이 있으면 한 번 투자해볼 만한 것 같다."

최근 상장지수펀드, 즉 ETF 상품은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펀드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습니다.

실제 ETF 거래대금은 지난해 10조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14조원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연출했습니다.

이렇다보니 `14조원 시장`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치는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상품의 차별성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총보수, 쉽게 말해 고객에게 받는 수수료를 앞다퉈 낮추고 있습니다.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그 뒤를 추격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하루사이로 수수료 인하에 나서며 경쟁을 부추겼습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 역시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수수료 인하 전쟁이 시작된 겁니다.

<인터뷰>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사

"결국 비용을 줄이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보수 비용이 낮아진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수익률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과거 증권사 사례와 마찬가지로 지나친 수수료 경쟁이 오히려 수익감소로 이어져 업계에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ETF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소형 운용사들에게는 거대한 진입장벽이 펼쳐진 셈이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탠딩> 이준호 기자 (jhlee2@wowtv.co.kr)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인하 물결은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제살깎기식 경쟁으로 치닫게 될 경우 결국 불황에 빠진 업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됩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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