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 증시, 단기급등 후 숨 고르기

입력 2013-01-08 08:09  

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글로벌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특별한 재료가 있었다기 보다 그동안 단기간에 한 방향으로 너무 빠르게 달려온 것에 따른 조정이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엔화환율과 일본증시의 닛케이지수다. 달러엔환율은 그동안 거의 쉼 없이 상승해 88엔대로까지 올라섰다. 이러다 보니 일본 당국이 생각하는 1차 목표선 90엔까지 바짝 다가서게 됐다.

달러엔이 하락세로 돌아서니 엔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본 닛케이지수도 함께 떨어졌다. 닛케이 역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거의 쉼 없이 상승했는데 최근에는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빨라져 상대강도지수가 80선 위로까지 올라섰다. 상대강도지수는 시장의 과열 여부를 측정하는 기술적 지표다. 이것이 70선을 넘어서면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데 80까지 웃돌았기 때문에 기술적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이런 사정은 글로벌증시 전반적으로도 비슷했다. FTSE 전세계지수의 상대강도지수가 지난 주말 72로까지 올라섰고 FTSE 유로퍼스트의 상대강도 역시 74로 상승해 있었다. 시장의 낙관이 과도했다는 신호는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VIX에도 반영됐다. S&P500지수의 변동성을 의미하는 VIX는 지난 주말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28일 이후 단 4거래일 동안 하락폭이 무려 39%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하순 이후 우리나라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매매동향은 달러엔환율과 상당히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져왔다. 엔화가 절하되어 달러엔환율이 상승하는 현상은 원화의 절상과 달러원환율의 하락,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순매수를 항상 동반해왔던 것이다. 일본증시 투자를 위해 엔화에 대해 숏 플레이를 한 외국인들이 원화에 대해서는 롱 플레이를 하면서 코스피를 사들였다는 이야기다.

어제 달러엔과 닛케이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코스피의 외국인 역시 순매도로 전환한 것은 이 같은 패턴을 입증하는 사례다. 따라서 앞으로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향방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엔화 환율 동향을 점검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조정 압력이 강한 것이 사실이다. 단기간에 워낙 한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왔던 것이 가장 큰 부담이 됐다. 이런 부담을 반영해 미국 선물시장에서는 엔화에 대한 숏 포지션이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일본 아베 총리가 방송 인터뷰에서 달러엔환율 90엔선을 목표로 제시한 적이 있었다.

달러엔이 어제 88엔대로까지 올라간 것을 감안하면 경계감이 생길 때가 됐다. 그렇지만 달러엔 90엔은 일본정부의 목표상한선이 아닌 하한선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엔화 절하와 원화의 강세, 코스피 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기조는 중기적으로 계속 유효해 보인다.

어제 일본경제신문에는 일본정부가 물가연동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실렸다. 인플레이션 정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제도적 안전장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해 일본정부의 통화팽창과 엔화절하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단기적으로는 조정의 압력이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기존의 시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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