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대기업 부실 계열사 '돌려막기' 지원 논란

입력 2013-01-25 13:51  

<앵커>

최근 대기업들의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과거 여러 차례 문제가 됐던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이성민 기자입니다.

<기자>

베트남 호치민시 번화가에 위치한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

시내 최고 중심가에 들어선 건물로 2009년 개장 뒤 베트남의 랜드마크 빌딩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금호산업이 100% 지분을 갖고 있던 이 빌딩은 최근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일부 지분(50%, 취득금액 721억 원)을 인수하면서 부실 계열사 지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시민단체와 일부 주주들은 장부가 62억 원에 불과한 건물을 아시아나항공이 20배나 높은 가격에 투자한데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아시아나항공 주주(음성변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금호산업을 도와줄 만한 여력이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 부분에 대해 아주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금호아시아나플라자가 이미 뛰어난 수익성(2011년: 영업이익률 33.5%, 2012년(P): 영업이익률 41.7%)을 내고 있어 항공산업과 호텔문화가 결합된 차세대 신성장동력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평가입니다.

인수가격 역시 복수의 회계법인에서 책정한 만큼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이와 같은 부실 계열사 지원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2011년 STX팬오션이 STX건설로부터 흥국상호저축은행 주식(65.6%)을 매입했던 사례나 지난해 말 동양레저 소유의 골프장을 동양네트웍스가 사들인 것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이성민 기자> smjlee@wowtv.co.kr

"이런 현상들이 지속되고 있는 까닭은 기업의 투자와 관련된 경영판단과 주주가치 훼손이 서로 상충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제도 개선을 통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고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인터뷰> 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

"회계법인들의 가치평가에 대해 정부기관이 감독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는데 현재로선 미미한 상황입니다."

기업의 투자와 관련된 판단은 경영진의 몫이지만, 부실 계열사 지원으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과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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