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어학연수의 효율성과 허구

입력 2013-03-04 16:15   수정 2013-04-12 17:08

[영어학습에 대한 불편한 착각들] 13편. 어학연수의 효율성과 허구
영어 어학연수. 여러분들도 주변에서 쉽게 듣는 얘기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직장인들도 일하는 중간 몇 달간이라도 휴가를 내고 해외로 어학연수를 가고 싶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의 방학을 이용한 조기 어학연수도 별로 새로울 것 없는 사실인데요. 이미 어학연수는 학생들에게는 당연히 밟아야 할 학교 생활의 일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어학연수가 언제부터 이렇게 누구나 한 번쯤은 다녀와야 하는 것이 되었을까요? 그리고 어학연수는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요? 어학연수 없이 성공적인 영어학습은 불가능 한 것일까요?
어학연수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요, 그만큼 효율적인 영어학습 방법인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학연수의 목적으로 영어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꼽는데요. 현지에서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한국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것을 접한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겠지만, 짧은 시간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영어 실력의 향상 시키는지는 개인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어학연수를 시기적으로 구분하자면 어학연수 전, 어학연수 중, 어학연수 후 이렇게 나눌 수 있겠는데요. 어학연수 전 국내의 어학연수 준비 과정을 통해 영어 학습을 하고 현지 문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춰놓으면 현지에서 반 배정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영어 실력이 유창한 사람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접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는 영어는 현지 일상 생활의 적응과 현지 학교 진학을 돕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를 하는 커리큘럼 대개이기 때문에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일반 어학원과 대학 내 어학 프로그램에서의 공부만으로는 Advanced level에 다다르기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학연수 프로그램만으로는 본인의 추상적인 생각과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사표현 능력, 그리고 취업 후 업무에서 사용할만한 세련된 화술을 얻기에는 부족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학연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귀국 후 한국에서의 영어 학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현지에서 배웠던 기초적인 영어 지식을 토대로 영어학습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어 어학연수가 이력서에 한 줄을 추가하기 위한 단순한 경험으로 끝날 경우, 그 동안 본인이 배웠던 것은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무색할 정도로 금방 잊혀집니다. 언어는 사용하지 않을수록 금방 잊혀진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강사 생활을 하며 어학연수 없이 성공한 사례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그 중 기억나는 한 남자 수강생은 30대 중반의 평범한 직장인이었는데, 유창성, 발음, 문법 모두 좋았던 분이라 당연히 어학연수 1년 정도는 다녀오신 분으로 짐작했었는데요. 사실 그 분은 공대 출신이며 대학시절에는 영어 공부한 적도 없었고, 토익 시험을 치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외국계 회사에 취업 후 필요에 의해 학원을 다니며 또 영화나 미드를 보며 공부를 해온 것입니다. 이러한 분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요, 그것은 다들 꾸준히 영어를 접했다는 것이다.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에는 좋아하는 해외 가수들의 음악을 들으며 접하고, 또 꾸준히 해외 TV series나 영화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예전에 한창 인기 있었던 <Friends>, <Sex and the city>,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65770 target=_blank>CSI> 시리즈 등을 보며 영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실제 상황은 아니지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interaction을 간접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문화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영어 사용 환경에 낯설지 않다는 것. 즉, 영어 사용에 거부감이 없었다는 것 또한 그 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 듯 하였습니다.
어학연수가 항상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현지에서도 꾸준히 영어 학습을 하는 것도 또 귀국 후에도 그것을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으로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도 동영상 자료 구하기 쉽고, 영어 회화 공부 동호회에서도 충분히 영어 사용 환경을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러분 중 어느 분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하는 어학연수 나도 한 번 해보자’라는 모호한 목적으로 어학연수를 계획 중이라면 다시 고민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이전 컬럼 <영어학습 패러다임의 변화: ESL에서 ELF으로>에서도 언급했듯이 영어 학습의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반드시 “native speakers”들의 문화를 배울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인으로써 영어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언어의 사람들과 interaction하는 것이 영어 사용의 가장 바람직한 형태라고 보는데요. 즐거움을 위한 해외 여행과 장기적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어학연수는 구분되어야 합니다.
<이선하 ELF 강사. <a href="http://blog.naver.com/goseonha">http://blog.naver.com/goseonh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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