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불감증에 빠진 한국경제”

박병연 부장 (부국장)

입력 2013-04-25 16:54  

<앵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이 1%를 넘지 못한 데 대해, 경제계가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는데도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박병연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이 8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이어가면서,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습니다.

경제계는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지난 2003년 이후 세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데도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임상혁 전경련 상무
“1분기 GDP 성장률이 0.9%를 기록한 걸 놓고 기대보다 상당히 잘 나왔다고 평가하고 있는 데,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사상 처음이고요. 우리 보다 경제규모가 두 배, 세 배인 미국이나 일본 같은 저성장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결코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산업계는 0%대 성장률 뿐만아니라 위기에 대한 불감증이 0%라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이처럼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2000년대 들어 새로운 수출주력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고 2010년 세계 3위었던 제조업 경쟁력 순위도 지난해 6위로 떨어지는 등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경련은 이처럼 저성장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경우 기업은 물론, 국과와 가계 모두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며 결국 국민의 삶의 질도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인터뷰> 임상혁 전경련 상무
“저성장 기조가 계속된다면 가장 어려워지는 것은 서민들의 삶입니다. 기업 소득이 줄게 되면 투자를 줄일수 밖에 없고 일자리도 늘릴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되면 가계 소득도 줄 수 밖에 없겠죠. 결국 소비가 줄고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서민생활을 위해서,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성장이라고 봅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할 경우 일자리가 7만6500여 개 줄어듭니다.

가계소득도 3조원 이상 줄어들고 가계부채는 가구당 1700만원 가량 늘어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 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성장률 둔화로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이 감소할 경우 근로소득세 3500억원, 법인세 4500억원 등 모두 8천억원의 세수감소 효과가 나타나, 국가 재정도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성장률을 2%만 높여도 지하경제 양성화로 확보할 수 있는 세수(1조4천억원) 보다 훨씬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경제계는 우리나라가 선진 일류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조경제의 핵심가치인 산업간 융복합에 앞서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노화된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박병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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