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 여성 A씨는 어릴 때부터 화장실에 자주 갔다. 학창시절에는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을 가야 했고, 대중교통을 타기 전에는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곤 했다. 다른 사람보다 조금 자주 간다는 생각은 했지만 병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증상이 심해져서 화장실을 너무 자주 가게 됐고, 요의가 한번 느껴지기 시작하면 참을 수가 없어서 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다. 병원을 찾아서 받은 진단은 과민성방광. 어릴 때부터 10년 이상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 병인지도 모르고 살아온 것이다.
과민성방광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방광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여 빈뇨 또는 절박뇨,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히 화장실을 조금 자주 가는 정도의 수준이기 때문에 병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소변과 관계된 질환이다 보니 병을 방치했다가 증상이 악화되어서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배뇨장애 전문 인애한의원 노원점 문영선 원장은 “과민성방광이라는 질환명이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요실금의 일종으로 절박성 요실금이라고도 불린다. 우리가 흔히 아는 중년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요실금은 복압성 요실금인데 이와 달리 절박성 요실금 즉, 과민성방광은 기침이나 복압이 상승하는 것과 관계없이 갑자기 본인도 모르게 요의가 찾아오기 때문에 복압성 요실금보다 더욱 불안하고 삶의 질이 떨어지는 질환이다.”고 설명했다.
과민성방광은 특히 여성들에게서 흔한 질환인데 아무래도 비뇨기과를 찾는 것이 부담스러워 증상이 있어도 방치하거나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과민성방광을 꼭 비뇨기과에서만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민성방광은 현대의학적으로 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왜 방광이 예민해져서 과도하게 수축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완치가 어렵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거나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또한 약물치료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항콜린제를 주로 처방하는데 입마름, 변비, 시야장애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심한 경우 약물치료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하다. 최근에는 보톡스로 과민성방광을 치료하는 방법도 발표되었지만 이 역시 요로감염증과 요폐와 같은 부작용이 함께 보고되었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과민성방광이라는 명칭이 아닐 뿐 소변빈삭(小便頻數), 소변불금(小便不禁), 소변자리(小便自利) 등의 이름으로 오래 전부터 치료해 온 기록이 남아있다. 한의학에서는 과민성방광의 원인을 방광이 약해진 것과 신장의 기운 약화, 스트레스 등으로 보고 치료한다. 실제 효과 역시 임상 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인애한의원에서 특허를 출원한 과민성방광 치료한약 ‘보포음’ 치료를 한달 이상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85.5%라는 높은 치료율을 나타냈다. 또한 주 2~3회 침/뜸치료를 병행할 때 과민성방광 치료 속도가 더 빨라지는 효과를 보였다. 보포음 치료율에 대한 연구는 이미 2009년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에 논문으로 발표된 바 있다.
문영선 원장은 “과민성방광은 한방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쾌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럼에도 민감한 질환이다 보니 그냥 숨기고 참고 사는 환자들이 많은데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병은 악화되기 마련이고 또한 치료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시간도 오래 걸릴 수 밖에 없는 만큼 증상이 있다면 조속히 진단을 받고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