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뺀질뺀질하게 생겼죠?”
`파괴된 사나이` 이후 생애 두 번째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이하 더 웹툰)’으로 돌아온 엄기준. 뮤지컬계의 빅 스타이자 각종 드라마에서도 활약 중이며, 특유의 ‘마성’으로 골수 여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그는 이번 인터뷰로 처음 만난 기자에게 그렇게 말을 건네며 웃었다. “군대 시절에도 뺀질이라고 불렸어요.”
‘뺀질뺀질’이라는 이미지보다, 그는 ‘평범한 남자’로 보였다. 인터뷰를 위한 테이블에는 담배가 놓여 있었고, 그는 애연가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약간 피곤해 보이는 얼굴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깎아 놓은 것 같은 배우보다는 사람 같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와 동네 친구 만난 듯이 뜬금 없는 수다를 떨었다. 그는 낯가림이 별로 없고 웃음도 많았다.
▲한국 공포영화 본 건 ‘여고괴담’이 마지막...그런데!
웰메이드 공포영화로 개봉 뒤 좋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더 웹툰’에 대해 엄기준은 충만한 자신감을 보였다. “제가 한국 공포영화 본 지 굉장히 오래됐어요. ‘여고괴담’ 정도가 마지막일 거예요. 왜냐고요? 너무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려는 경향이 보여서요. 그게 마음에 안 들었어요.”
하지만 ‘더 웹툰’은 좀 다른 점이 있었다고. “이 영화라고 깜짝 놀라는 부분이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스토리가 워낙 탄탄해서 놀라게 하는 부분을 빼더라도 괜찮을 것 같아요. 뭔가 다른 한국영화보다 좀 더 강화된 부분이 있다고나 할까요.” 자기 영화 칭찬은 어느 배우나 한다고 받아치자 엄기준은 한 번 더 강조했다. “저는 제 작품도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얘기를 해요. 다른 기자분들한테 물어보세요. 전에도 그랬어요.”
‘스크림’ 등 이른바 할리우드 ‘슬래셔’ 영화가 붐일 때는 공포영화를 좋아했다는 그는 해외 공포 영화 중에선 ‘쏘우’를 마지막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쏘우’의 반전을 ‘왜인지 몰라도’ 처음부터 알아 버려서 김이 빠졌다고. “저도 대체 어떻게 그 반전을 알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알겠더라고요. 맥 빠져서 1편 뒤로는 안 봤어요.” ‘더 웹툰’의 촉 좋은 형사 기철처럼, 엄기준의 ‘촉’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았다.
▲외모 중 한 군데도 자신 없어...그러나 피부 비결은 ‘팩’
엄기준은 뮤지컬 스타다. 그윽한(?) 목소리는 물론 담백한 외모도 갖췄다. 그에게는 골수팬이 많다. ‘엄기준 같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여성 팬들을 기자만 해도 꽤나 만났다.
실제로 본 엄기준은 화면과 똑같았다. ‘애연가’라면서도 눈에 띄게 좋은 피부가 눈에 띄었다. ‘피부’ 비결을 물어봤더니 엄기준은 “부모님을 잘 만나서...”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시트 팩을 자주 붙이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밝혔다. “스케줄이 있으면 헤어-메이크업을 하러 가기 전에 회사 차를 타고 가잖아요. 일단 타면 30분 정도는 확보가 되니까 타자마자 팩을 붙이는 거죠. 촬영할 때는 그런 식으로 일주일에 4회 정도는 팩을 하는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엄기준은 사실 거울조차 잘 안 본다고. “헤어나 메이크업이나 ‘다 됐다’는 말 들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전 신경 안 써요. ‘거울도 안 보는 남자’예요.(웃음)”
일하지 않을 때는 더욱 외모에 신경을 안 쓴다는 엄기준이지만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그 때는 액세서리 하나하나까지 다 신경 쓰고 엄청 멋을 냈어요. 그런데 공연하고 촬영하고 하는 생활이 되다 보니 그냥 맡기고 저는 신경을 아예 끄게 됐죠.”
신경을 쓰려면 확실히 쓰고, 안 쓰려면 아예 관둔다는 이야기다. 엄기준은 “제가 원래 기초화장품 쓸 때도 제대로 바르려면 5가지를 바른다”며 “그런데 그게 귀찮고 할 시간도 없으니 오며가며 팩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거 다 메이크업 한 거라서 피부가 좋아 보이는 거예요”라고 겸연쩍게 웃었다.
▲복근, 그런 걸 왜 키워요?
외모에는 별 자신이 없고 목소리는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조금 자신이 있다는 엄기준은 “화보에서 한 번도 배를 노출한 적이 없다”고 밝혀 기자를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더 웹툰’의 흥행 공약인 ‘복근 공개’는 그에게 상당히 과감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정확히는 ‘복근 공개’가 아니라고. 엄기준은 “말은 정확히 해야죠”라며 웃었다. “상의를 벗겠다는 거지, 복근을 공개할 수는 없어요. 왜냐고요? 복근이 없으니까요. 어쨌든 아직까지 화보에서건, 뭐에서건 한 번도 제가 상의 탈의를 한 적이 없으니 이게 중요한 공약이긴 해요.”
많은 남자 배우들이 몸 만들기에 열심인 시대에 복근이 없다고 자백(?)하다니 왜일까. “안재욱 형과 저는 다 복근 같은 것 키우지 않는 인간적인 배우들이에요. 복근 있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매미’, ‘메뚜기’라면서 비방해요.(웃음) 매미보다는 인간미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과연 엄기준의 복근 없는 상반신을 직접 볼 수 있을지는 `더 웹툰`의 흥행 세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파괴된 사나이` 이후 생애 두 번째 영화 ‘더 웹툰:예고살인(이하 더 웹툰)’으로 돌아온 엄기준. 뮤지컬계의 빅 스타이자 각종 드라마에서도 활약 중이며, 특유의 ‘마성’으로 골수 여성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그는 이번 인터뷰로 처음 만난 기자에게 그렇게 말을 건네며 웃었다. “군대 시절에도 뺀질이라고 불렸어요.”
‘뺀질뺀질’이라는 이미지보다, 그는 ‘평범한 남자’로 보였다. 인터뷰를 위한 테이블에는 담배가 놓여 있었고, 그는 애연가임을 부정하지 않았다. 약간 피곤해 보이는 얼굴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깎아 놓은 것 같은 배우보다는 사람 같은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와 동네 친구 만난 듯이 뜬금 없는 수다를 떨었다. 그는 낯가림이 별로 없고 웃음도 많았다.
▲한국 공포영화 본 건 ‘여고괴담’이 마지막...그런데!
웰메이드 공포영화로 개봉 뒤 좋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는 ‘더 웹툰’에 대해 엄기준은 충만한 자신감을 보였다. “제가 한국 공포영화 본 지 굉장히 오래됐어요. ‘여고괴담’ 정도가 마지막일 거예요. 왜냐고요? 너무 관객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려는 경향이 보여서요. 그게 마음에 안 들었어요.”
하지만 ‘더 웹툰’은 좀 다른 점이 있었다고. “이 영화라고 깜짝 놀라는 부분이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스토리가 워낙 탄탄해서 놀라게 하는 부분을 빼더라도 괜찮을 것 같아요. 뭔가 다른 한국영화보다 좀 더 강화된 부분이 있다고나 할까요.” 자기 영화 칭찬은 어느 배우나 한다고 받아치자 엄기준은 한 번 더 강조했다. “저는 제 작품도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얘기를 해요. 다른 기자분들한테 물어보세요. 전에도 그랬어요.”
‘스크림’ 등 이른바 할리우드 ‘슬래셔’ 영화가 붐일 때는 공포영화를 좋아했다는 그는 해외 공포 영화 중에선 ‘쏘우’를 마지막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쏘우’의 반전을 ‘왜인지 몰라도’ 처음부터 알아 버려서 김이 빠졌다고. “저도 대체 어떻게 그 반전을 알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알겠더라고요. 맥 빠져서 1편 뒤로는 안 봤어요.” ‘더 웹툰’의 촉 좋은 형사 기철처럼, 엄기준의 ‘촉’도 만만치 않은 것 같았다.
▲외모 중 한 군데도 자신 없어...그러나 피부 비결은 ‘팩’
엄기준은 뮤지컬 스타다. 그윽한(?) 목소리는 물론 담백한 외모도 갖췄다. 그에게는 골수팬이 많다. ‘엄기준 같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여성 팬들을 기자만 해도 꽤나 만났다.
실제로 본 엄기준은 화면과 똑같았다. ‘애연가’라면서도 눈에 띄게 좋은 피부가 눈에 띄었다. ‘피부’ 비결을 물어봤더니 엄기준은 “부모님을 잘 만나서...”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시트 팩을 자주 붙이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밝혔다. “스케줄이 있으면 헤어-메이크업을 하러 가기 전에 회사 차를 타고 가잖아요. 일단 타면 30분 정도는 확보가 되니까 타자마자 팩을 붙이는 거죠. 촬영할 때는 그런 식으로 일주일에 4회 정도는 팩을 하는 것 같아요.”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엄기준은 사실 거울조차 잘 안 본다고. “헤어나 메이크업이나 ‘다 됐다’는 말 들으면 그런가 보다 하고 전 신경 안 써요. ‘거울도 안 보는 남자’예요.(웃음)”
일하지 않을 때는 더욱 외모에 신경을 안 쓴다는 엄기준이지만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그 때는 액세서리 하나하나까지 다 신경 쓰고 엄청 멋을 냈어요. 그런데 공연하고 촬영하고 하는 생활이 되다 보니 그냥 맡기고 저는 신경을 아예 끄게 됐죠.”
신경을 쓰려면 확실히 쓰고, 안 쓰려면 아예 관둔다는 이야기다. 엄기준은 “제가 원래 기초화장품 쓸 때도 제대로 바르려면 5가지를 바른다”며 “그런데 그게 귀찮고 할 시간도 없으니 오며가며 팩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거 다 메이크업 한 거라서 피부가 좋아 보이는 거예요”라고 겸연쩍게 웃었다.
▲복근, 그런 걸 왜 키워요?
외모에는 별 자신이 없고 목소리는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조금 자신이 있다는 엄기준은 “화보에서 한 번도 배를 노출한 적이 없다”고 밝혀 기자를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더 웹툰’의 흥행 공약인 ‘복근 공개’는 그에게 상당히 과감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정확히는 ‘복근 공개’가 아니라고. 엄기준은 “말은 정확히 해야죠”라며 웃었다. “상의를 벗겠다는 거지, 복근을 공개할 수는 없어요. 왜냐고요? 복근이 없으니까요. 어쨌든 아직까지 화보에서건, 뭐에서건 한 번도 제가 상의 탈의를 한 적이 없으니 이게 중요한 공약이긴 해요.”
많은 남자 배우들이 몸 만들기에 열심인 시대에 복근이 없다고 자백(?)하다니 왜일까. “안재욱 형과 저는 다 복근 같은 것 키우지 않는 인간적인 배우들이에요. 복근 있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는 ‘매미’, ‘메뚜기’라면서 비방해요.(웃음) 매미보다는 인간미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과연 엄기준의 복근 없는 상반신을 직접 볼 수 있을지는 `더 웹툰`의 흥행 세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