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현의 '펀드노트'] ⑭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

입력 2013-07-10 09:30   수정 2013-07-10 09:36

[조충현의 ‘펀드노트’] ⑭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커너먼(Daniel Kahneman)’은 자신의 경험과 수많은 실험을 통해 인간의 사고가 시스템적 오류투성이 임을 증명하는 논문을 발표해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투자는 대표적인 확률게임으로 감성보다는 합리적 이성이 지배하는 투자를 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공포와 탐욕이라는 인간의 크나큰 심리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비합리적 착각 속에서 투자를 계속한다.

능력 있는 ‘투자 멘토(mentor)’는 투자자(mentee. 멘티)의 비합리적 착각을 신속하고 합리적으로 제어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함께 가라(If you want to go fast,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는 말이 있다. 투자 측면에서 멘토와 멘티의 관계 또한 단순한 거래 관계를 뛰어 넘어 함께 가는 신뢰의 관계로 맺어져야한다.

투자멘토는 다수 속에 혼자일 수밖에 없는 투자자를 위로하고, 투자자 마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달라 자칫 주관적으로 흐를 수 있는 시각을 가급적 제3자의 시각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 따라서 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며, 투자자가 종합적 판단(투자, 연금, 부동산, 세무, 법률 등)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한다.

서툰 투자자일수록 투자멘토를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해야한다. 회사의 규모나 화려한 경력보다는 예고되지 않은 위기가 오더라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 투자멘토인지를 사전에 살피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투자에 나서며 마땅한 투자멘토를 아직 정하지 못한 경우라면, 투자를 뒤로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제대로 된 투자멘토를 주변에 두는 일부터 서둘러야한다.

펀드는 결코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니다. 유형마다 운용전략이 다르고, 판매처와 판매방법 그리고 수수료 체계가 다르다. 어지간한 경제 지식과 펀드 구조에 대한 이해 없이는 펀드의 운용 철학과 수익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 상품판매자는 많아도, 제대로 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전달할만한 투자 멘토가 드문 까닭이 여기에 있다.

현행제도 아래서는 금융기관의 VIP 코너를 출입하는 고액투자자들이 아니면 제대로 된 투자 멘토를 만날 기회가 제한되어 있다.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이끌고 나가야 할 금융당국은 소액투자자들도 손쉽게 펀드 정보에 접근하고 적은 비용으로 제대로 된 투자 멘토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금융기관 PB, 관련단체, IFA 등)을 만드는데 앞장 서야한다. 탁상행정이나 선언적 구호로는 어림도 없다.

특히 금융당국이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독립자문업자(IFA, Independent Financial Adviser) 제도가 좋은 대안이라 생각한다. 기존의 펀드 판매나 자문서비스를 견제하고, 상호 선의의 경쟁구도를 형성하며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투자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보호벽을 높게 친다고 투자자를 위하는 일이 아니다. 진정한 투자자 보호는 구성 주체 간 상호견제와 건전한 투자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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