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죽어간다 '쿼드러플 좀비현상'"

입력 2013-07-15 07:55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벤 버냉키의 출구전략 언급이 올해 처음 나온 시기는 5월 22일,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청문회였다. 이때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을 계기로 시가총액이 하루에 14조 원 정도 날라갔다. 그리고 지난달 6월 19일 FOMC 회의에서 출구전략 이야기를 강하게 시사함에 따라 이때 시가총액 22조 원 정도 없어졌다.

이에 한 달도 못 되는 시점에서 7월 10일 시점에서 출구전략 이야기는 없다,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것을 계기로 다시 시가총액이 30조 원 이상 늘어난 상태다. 이 세 가지 단계를 보니 버냉키 의장의 말 한마디에 따라 우리 시가총액 평균 22조 원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다. 이것이 지난주에 가장 화두가 됐던 대목이다.

또 코스피 지수와 외국인 순매수 간 상관계수를 보면 0.7 정도 나온다. 이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전적으로 외국인이 매달린다. 0.7 정도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그에 따라 최근 너무 외국인에 흔들리다 보니 한국증시도 죽었고 증권사도 죽었으며 증권인도 죽었고 증시와 관련된 유관기관도 죽어간다는 표현을 한다. 상당히 심각하다. 투자자들도 이러한 현상에 대해 수익 여부를 떠나 아예 증권시장을 떠나가는 노마드 현상을 보인다. 증권과 관련된 유관기관이 이 문제를 방치하기 보다 한국 자본시장의 꽃인 증시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할 시점이다.

FRB의 세계중앙은행으로서의 역할이 당초 예상과 달리 상당히 강화됐다. 최근 FRB의 위상을 보면 현 시점이 가장 높다. 또 지금은 세계를 원 이코노믹 원 월드라고 표시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최소한 공평한 시장기반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은 국가 간 명칭에 의미가 없는 상태다. 통화정책이 각국의 경제여건에 관계 없이 상당 부분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또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돈을 많이 푼 것이 미국이다. 이 미국의 자본이 어디로 가 있느냐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많이 가 있다. 그러다 보니 양적완화 정책에 풀린 자금이 한국이나 신흥국, 다른 국가에 가 있다면 결과적으로 군, 졸에 해당하는 미국의 돈이 이쪽저쪽 다 흩어져 있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대장격에 해당하는 버냉키 의장이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졸병들의 자금이 왔다갔다 하는 현상이 된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또 버냉키 의장의 말 한마디가 증폭되는 요인은 심리적 요인이 증시의 주가를 결정하는 큰 요인이다. 또 지금은 세계가 초연결 사회, 소위 네트워킹 사회이기 때문에 버냉키 의장의 말 한마디가 정보 시차를 두지 않고 전세계에 알려지다 보니 말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확산된다. 지구 반대편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나비효과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다.

대외적인 측면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영향력, FRB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내부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우리 증시의 주권을 찾을 수 있는 여건이 많지 않다. 최근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규제가 상당히 강화되어 있다. 이 규제가 강화되면 증시의 3대요소인 돈도 돌지 않고 투자자도 외면하며 기업들도 마음대로 뛰놀지 못한다.

외국자본에 의해 한국의 완충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더 휘둘리는 장세가 된다. 또 전문가의 입장이 중요하다. 인사나 감독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시장 자율의 유관기관이나 증권사 임원에 포진되어야 한다. 최근 관련된 기관에 권한이 집중되는 빅 브라더 현상도 큰 원인이다. 자연스럽게 외국인의 영향력이 상당히 높아지고 국내에서 완충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한국증시에는 윔블던 효과, 윔블던 현상이 최근 심하게 나타난다.

올해는 영국의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자국 선수가 우승해 굉장히 화두가 됐다. 그러나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는 그동안 자국선수인 영국선수보다 외국인이 우승한 횟수가 상당히 높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영국선수가 우승한 것이 굉장히 화두가 됐다.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을 이야기할 때 금융시장의 주권은 자국 국민들이 쥐어야 한다.

한국의 증시는 한국 국민이 주인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증시고 한국경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주인이 되지 못하는, 소위 경제주권이 없어져 버리고 있다. 한국증시에서 주인인 우리나라 사람이 화가 날 정도로 외국인이 판을 치는 현상을 보통 윔블던 현상, 윔블던 효과라고 한다.

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노력한 결과는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 국민들의 복지나 청년실업 문제, 경제 활동이 안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판을 치면 실컷 노력을 했는데 외국인들이 이 재산을 외국에 가져가는, 소위 국부유출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수용층에 많이 있고 증시에서 영향력이 있으면 정책이란 정책 당국이 시그널을 줄 때 국민들이 그것을 의도대로 받아들여야 효과가 나온다. 그러나 우리 국민, 우리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외국인이 판을 치는 현상이 되면 외국인의 이해관계와 한국의 정책 신호에 따라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않느냐의 여부를 결정한다. 경제정책의 무력화, 증시정책의 무력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우리의 주요 기업, 공기업에 외국의 지분이 상당히 많다. 가뜩이나 우리나라의 외국인 지분이 다시 40%대로 올라오고 있다. 이 40%대도 주요 기업들의, 국민경제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기업일수록 외국자본이 많다. 경영권 방어에서 상당히 힘들어지는 문제가 있다. 또 국민들이 화가 나면 경우에 따라 자살이나 거리에 나가는 시위 등 사회병리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빨리 해소되지 않으면 그런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증시에 등을 돌리는 것은 하루의 거래대금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거래대금은 최고치가 2010년 대비 절반 이하다. 상당히 줄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부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을 제외하면 정말 거래대금이 없다. 이것이 한국의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하는 국내증시의 모습이다.

이와 관련되어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이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에 기피현상이 나오고 있다. 5만 원권이 당장 거래의 편의성을 위해 은행의 현금인출기에 다 넣으면 순식간에 없어진다. 거래를 위해 가는 것이 아니라 퇴장된다, 숨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의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돈은 돌아야 한다. 돈이 돌고 투자자들이 필요한 기업에 돈을 조달시켜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 다른 곳에 경기부양을 해도 소용이 없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외면함에 따라 한편에서는 증권사의 구조조정이 갈수록 확산되어 사회병리현상이 나오는 것이고 다른 측면에서는 증권시장이 한국의 건전한 자금조달 수단, 건전한 국민들의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위축되는 현상이 최근에 발생된다. 최근 투자자들이 노마드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자본주의에서 보면 가장 최악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외국인에 휘둘리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었던 특수한 문제도 있지만 아직도 외국기업과 국내기업, 외국자본과 국내자본, 외국 금융사와 한국 금융사 간 역차별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대상을 선정하는데 외국사만 넣으면 잘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CEO의 입장이다. 한국 금융사를 넣으면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기자들에게 하기도 한다. 이래서는 한국 금융사에서 윔블던 현상이 해제될 수 없다. 외국인과 역차별적인 요소를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

가능한 한 시장 자율에 맡기는 풍토가 되어야 한다. 무엇이든 증권사의 인사 등에서 과거보다 시정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부 관료에 의해 채워지는 양상이다. 금융사에 오랫동안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입장을 취했을까. 한국경제를 발전시킨 경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투자자가 뛰어놀 수 있는 환경에서 보면 증권사나 금융사, 증권인과 금융인들이 본업에 충실하면서 투자자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 이상 내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한국증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특수한 요인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

또 실제 활동하는 금융사와 유관기관의 양분적인 시각으로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정책당국은 증시를 외면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그렇게 되면 이 문제를 풀기 어렵다. 한국경제의 회복이 어려워지고 그러면 기업, 국민들도 어려워진다. 이런 각도에서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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