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리뷰] 이병헌의 '한조배', 그냥 한국인이라 좋은 게 아니더라('레드2')

입력 2013-07-15 18:15   수정 2013-07-23 19:31

“저, 고래들 싸움에 껴서 한 번 싸워볼 만 하지 않을까요?”

한국인이어야만 100% 이해할 수 있는 할리우드 영화 속 캐릭터. 한국 팬이라면 꿈꿔왔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100% 이해할 필요조차 없이 비중 적은 캐릭터가 다수였다. 그러나 이제 ‘레드:더 레전드(이하 레드2)’에서 이병헌의 ‘한조배’가 등장함으로서 조금은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병헌은 이 영화에서 기대대로 팬 서비스(?)를 많이 선보였다. 명불허전인 근육질의 몸매뿐 아니라, 호쾌한 액션이 줄줄이 펼쳐진다. 기관총을 ‘심하다’ 싶을 만큼 당길 뿐 아니라, 직접 때리고 걷어차고 넘어지며 싸우는 액션은 거의 이병헌의 몫이다.
이는 ‘평균 나이 63세’인 주연 배우들의 연령대를 의식한 부분도 있으리라고 생각되며,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으로 볼 수도 있겠다. 왜 이병헌이 액션을 선보였든 간에, 그 결과물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레드2’는 이병헌에게 또 하나의 성공적인 커리어가 될 수 있다.

물론 ‘지아이조’ 1, 2편에 이어 이병헌은 ‘레드2’에서도 악역을 맡았고, 무술을 특기로 하는 캐릭터라는 점도 동일했다. 이 점에 대한 우려가 언론 시사회에서도 나왔다. 그러나 이병헌은 “동양인이라면 역시 액션과 무술에 국한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는 말에 “아직까지 그런 걱정을 하기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신인의 정석’인 겸손함을 보였다.
아직 할리우드에서 신인인 이병헌이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 그러나 이병헌은 겸손에 이어 “예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으면 좋겠다. 지금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 넘치는 발언도 했다. 그 정도면 배우 이병헌이 충분히 밟아나갈 만한 계단이라고 보인다.
‘레드2’에서 ‘한조배’ 캐릭터는 한국인 킬러이다. 하지만 이제 한국인이라는 설정이 등장하고, 한국어 대사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기뻐할 것은 아닌 상황. 다행히 한조배라는 캐릭터에는 한국인이라는 특징 외에도 다양한 성격이 부여됐다.

‘뒤끝 있는’ 성격이지만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알고, 심각한 상황이지만 코믹함을 가지고 있는 ‘허당’ 캐릭터는 국적이 어디든 매력 있는 법이다. 이병헌의 안정적인 영어 실력과 액션 연기는 매력 넘치는 이 캐릭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한조배`라는 잘못하면 `핫토리 한조(?)`같은 일본어 이름이 떠오르는 한국 이름은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이병헌의 말대로 `그런 대로 재밌기도` 하다.
기자회견 말미에 이병헌은 “고래들 싸움에 껴서 한 번 싸워볼 만 하지 않을까?”라고 취재진에게 물었다. 사실 여름 영화계는 ‘큰 놈’들로 넘쳐나고 있다. ‘감시자들’의 기세가 여전하고, 거대 로봇물 ‘퍼시픽 림’도 만만찮다. ‘월드워Z’ 또한 15일 현재 500만 관객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병헌은 “한 두 달 전부터 엄청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말을 들었는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면서도 “그래도 고래들 싸움에 껴서 한 번 싸워볼만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살짝 들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자신감 섞인 희망을 드러냈다. ‘레드2’가 이병헌의 걱정처럼 ‘새우’인지, 알고 보니 싸워볼 만한 ‘고래’인지는 18일 ‘레드2’의 개봉일 판명될 전망이다.
★재미로 보는 기자 생각
아, 빼먹은 게 있다. 사실 이병헌을 제외한 `레드2`의 전체적인 짜임새에선 무고한 사람이 은근히 많이 다치고 죽는 듯한 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그런 면에 크게 상관 안 하는 관객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원숙한 배우들의 연기력에서 나오는 유머들은 매우 자연스럽다.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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