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협상 ‘ITC 결정 주목’

정원우 기자

입력 2013-07-22 18:03  

<앵커>

세기의 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년여를 끌어온 소송전에서 서로 득될게 없다는 판단이 묻어있지만 협상은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협상의 향방은 오는 8월 초 미 무역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봉구 기자입니다.


<기자>

소송은 지난 2011년 4월 삼성전자가 자사의 디자인을 베꼈다는 애플의 제소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전세계 10개 국가에서 30여건의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거래를 통해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삼성과 애플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습니다. 삼성은 미국에서 10억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평결을 받기도했고 애플은 삼성 특허 침해로 자국에서 일부 제품을 팔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멈출듯 멈추지 않았던 소송전의 이면에서 양사는 1년 동안 치열하게 협상을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ITC의 문서에 따르면 양사는 올 2월 최종합의 직전까지 가는 등 협상에 공을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여동안 매듭을 짓지 못한 만큼 여전히 협상은 미지수입니다. 관건은 특허 사용료인데 삼성은 통신 특허로 애플은 디자인 특허로 맞서고 있는 것도 협상에 있어서 걸림돌입니다. 삼성이 특허 제휴를 맺고 있는 인텔, SK하이닉스 등과는 협상의 성격이 다릅니다.

그럼에도 협상에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것은 협상이 아니라면 통상 10년 넘게 걸리는 특허 소송을 양사가 짊어지고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여기다 삼성전자에 있어서 애플은 중요한 고객입니다. 애플과의 AP칩 공급 재개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협상의 여지는 남아있습니다.

결국 이번 협상의 향방은 가깝게는 ITC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앞서 ITC는 애플이 삼성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다며 애플 제품의 수입금지 권고안을 오바마 대통령 손에 넘겼고 다음달(8월) 3일 최종 결론이 나올 예정입니다.

애플 제품의 수입금지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거꾸로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는지에 대한 ITC의 수입금지 판단도 8월 1일 예정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삼성 역시 수입금지 결정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ITC의 결정을 통해 삼성과 애플 모두 미국 내 수입금지 결정을 받게 된다면 피차 손해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이엔드 전략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했던 과거와 달리 후발주자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도 협상카드가 급부상하는 이유입니다.

한국경제TV 정봉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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