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 환차익 겨냥..기조변화 판단 일러"

입력 2013-07-26 15:07  

마켓포커스 1부- 집중분석

IBK투자증권 김순영> 최근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후 증시에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예상치보다 다소 부진했다는 점은 증시의 빠른 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중간배당에 대한 관심이 모아져 있었다. 중간배당을 500원 하기로 했는데 이 부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4년 동안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금액을 살펴보면 2010년을 제외하고 계속 500원 배당을 했었다. 2010년만 5000원 배당을 했었는데 시장에서는 배당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재분배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교과서적으로는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실질적으로 삼성전자 주가 측면으로 봤을 때는 삼성전자가 배당액을 늘리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배당 이익을 구가한다는 측면에서 이익이지만 배당이 높은 주식은 성장이 다소 둔화되는 캐시 카우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치부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저성장, 즉 상승 탄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만약 배당을 더 많이 했다면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기 때문에 시장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릴 모멘텀이 크지는 않지만 적어도 부정적인 요인은 어느 정도 제거됐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국증시 자체가 삼성전자나 IT 모멘텀 등의 실적들이 3분기에 보통 좋기 때문에 2분기보다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은 상황이고 그래서 주가 측면에서도 3분기 전후로 상승 국면에 진입하는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다. 2분기 실적을 언급하자면 기대감이나 긍정적인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제도 그랬듯 오늘도 자동차주, 수출주가 원달러환율 수준 때문에 상대적으로 실적이 잘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익수정비율이 -15% 정도이며 바닥을 확인 중이다. 1분기 말 한국증시 코스피의 165개 기업 대상으로 이익을 측정했을 때 24조 정도였는데 현재 22조 정도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원달러환율이 수출주들에게 우호적인 상황이며 이익에 있어서도 감익 우려가 증시에 선반영됐다는 점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장의 상승 탄력으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하락을 이끌 만한 큰 압력으로 작용할 부담 요인 또한 아니다.

환차익을 노린 환매수 플레이어가 많다. 일본의 롱텀 플레이어, 롱텀 펀드에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본다. 최근 원달러환율이 상승하면서 환차익 기대감이 많이 늘었고 그러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지금 들어오고 있는 일부의 자금은 환차익을 노린 자금이다. 오늘 아침에도 글로벌 롱텀펀드 자금 데이터가 나왔는데 2주 연속 주식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관련 펀드도 2주 연속 자금이 들어오는 양상이다. 전반적으로 아시아 이엑스 재팬 펀드에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부진했었는데 이번 주에 나온 데이터의 경우 글로벌 이머징 마켓과 아시아 이엑스 재팬 등의 자금 유입이 순유입으로 전환되어 고무적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 매수가 기조적으로 돌아왔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상반기 대비 뱅가드 물량 이슈가 정리된 부분도 있고 투자심리도 소폭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보다 외국인 수급이 하반기에 점진적으로 좋아질 개연성은 높다. 특히 어제 한국의 2분기 GDP가 발표됐는데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왔다. 상반기 중 정부의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매크로 모멘텀을 본 투자자들이 한국증시를 많이 매도한 것을 소폭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8월 5일 ECB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드라기 총리가 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8월에 기대하는 바는 추가 금리인하나 성장으로 이끌 만한 정책적인 요인들을 발표할지 여부가 관심이 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유럽에서 한국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럽계 자금유입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유럽계 자금 등의 상당 부분이 헤지펀드이기 때문에 롱텀하게 한국증시에 들어온다고 볼 수는 없어 리스크가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라도 한국증시에 대한 모멘텀, 유럽이 좋아지면서 결국 중국도 좋아지고 중국의 모멘텀을 받으면서 한국에도 바스켓 ETF 자금이 들어올 수 있다. 이런 점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 유럽의 영향이 중요하고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이 발표됐을 때 한국의 유럽계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코스피가 1900선을 넘어선 상황이다. 차익실현 물량도 만만치 않다. 그 이유는 6월부터 국내 주식형 펀드로 약 2조 원 정도 자금이 들어왔는데 이는 1800 중반 아래로 떨어졌을 때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1900을 넘어서면서 차익 매물로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도 금융위기 이후로는 -1표준편차 영역이지만 2013년을 봤을 때는 평균 수준을 소폭 웃돌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1900포인트 이상으로 넘어서기에는 상단을 낮추게 하며 저해하는 요인이다.

다만 다음 주에 중국과 미국의 제조업 지표 발표가 있고 FOMC 회의가 있으며 ECB 통화정책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런 이벤트들을 거치면서 1900포인트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봤을 때 최근 유럽이나 중국발 경기회복 기대감, 정책적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소재나 산업재도 반등하고 있다. 소재의 경우 부타디엔 가격이 상승하면서 롯데케미칼 등의 종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이런 종목에 관심을 갖자. 실적발표 이후 이익 가시성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점에서는 IT, 자동차와 같은 종목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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