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 에릭, 고수, 김원준...이름을 듣는 순간 혹시 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는가. 아마 대부분은 알아차렸을 거라고 생각한다. 바로 ‘조각 같은 외모’라는 점이다. 그런데 이 조각 외모를 가진 연예인을 한 명도 아니고 모두 다 닮았다는 소릴 듣는 이가 있으니 다름 아닌 모델 안기영(26).
그는 얼마 전 ‘원빈 닮은꼴 모델’로 큰 화제가 된 바 있었다. ‘걸어 다니는 조각상’ 원빈을 닮았다고 하니 아마 대부분의 이들은 듣기만 해서는 잘 믿기지도 않고 또 얼마나 닮았을까 생각이 들었을 터. 실제 인터넷에 뜬 사진만 봐서는 긴가민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모델, 실제로 보니 원빈을 참으로 닮았다. 특히 쌍꺼풀 진 짙은 눈매에 약간 우수에 찬 듯한 눈빛이 아무리 봐도 원빈 느낌이 난다. 게다가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까지. 기자는 여자임에도 왠지 그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 모든 상황이 어리둥절해 보였다. 기사, 실시간 검색어, 인터뷰, 이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고 낯설어 보이는 그는 참 인터뷰가 서툴렀지만 아직 순수한 신인의 느낌이 나서 오히려 신선했다.
-‘원빈 닮은꼴’로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올라가면서 엄청난 이슈가 됐다. 기분이 어떤가?
▲ 사실 아직까지도 어리둥절하다. 이슈가 된 그날 나는 기사가 났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친구들이 전화해서 알려주더라. 그제서야 인터넷에 내 기사가 난 걸 봤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물론 국민들이 다 좋아하는 유명 연예인 원빈인데 감지덕지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주변의 반응도 궁금하다. 다들 축하해주던가? 솔직히 본인이 생각하기에도 원빈이랑 닮은 것 같나?
▲ 주변에서는 다 잘 된 것 같다고 좋아해주더라. 사실 지금 `멋남` 모델을 하면서 배우 활동을 준비 중인데 이렇게 이슈가 되면 사람들에게 더 잘 각인돼서 어필하기에 좋을 것 같다고들 한다. 그리고 원빈을 닮았다는 생각은 정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꼭 원빈이 아니더라도 김원준, 에릭, 고수처럼 선이 굵은 연예인들을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었다. 다들 워낙 잘생긴 배우들이라 그저 고마운 마음으로 듣곤 했었다.
-정말 잘생긴 배우들은 다 닮은 걸 보니 얼굴 하나만큼은 인증 받은 셈이다. 그런데 앞으로 배우가 되는데 있어서는 ‘원빈 닮은꼴’이라는 수식어가 꼭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마 끊임 없이 저 꼬리표가 따라 다니지 않겠는가?
▲ 맞다. 그래서 사실 걱정도 된다. 배우를 하려면 나만의 캐릭터로 나만의 매력을 어필해야 하는데 ‘누구누구 닮은꼴’이라고 인식되기 시작하면 안기영은 없고 닮은꼴만 남아있을 것 같다. 게다가 그 상대가 전 국민이 사랑하는 원빈이라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한, 그런 아이러니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좋은 점이 훨씬 많으니 그걸 가지고 최대한 나만의 매력을 어필하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보기 좋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작품이나 연예활동이 있나?
▲아직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지금 여기저기서 연락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척 감사하다. 최대한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쪽으로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람들이 좋게 잘 봐줬으면 좋겠다.(웃음)
-당분간은 ‘원빈 닮은꼴’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가 쉽지 않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안기영이 어떤 배우로 사람들에게 비쳐졌으면 좋겠는가?
▲ 나는 무거운 사람이 되고 싶다. 잠깐 이슈로 방송에 나왔다가 사라지는 반짝 스타가 아니라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연기로 인정받는 무게감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대스타가 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TV에 내가 나오면 누구나 ‘저 배우 안기영이네’라고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배우면 좋겠다.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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