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달성보 (사진= 한경DB)
이명박 정부가 녹조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무원들을 동원, 녹조를 인위적으로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9일 자료를 통해 "MB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이 동원돼 인력으로 녹조를 치워 시각적으로 숨기거나 상수원으로 이용하지 않는 영산강에서도 댐 방류를 했다"고 밝혔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녹조 현상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기보다는 근본 원인을 진단해 처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4대강 사업의 조사·평가 과정에서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없기 때문에 녹조를 일부러 억제하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며 "녹조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응급제로 억제하거나 보에 가둬진 물을 푸는 것은 원인 처방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독성물질로 상수원이 오염된다고 해도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지만 강이 오염되고 녹조가 발생하면 그 자체로 국민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녹조 발생의 원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져 낙동강 체류시간이 증가하면 조류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한 후 낙동강 체류시간이 31.42일에서 168.08일로 약 5.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현재 낙동강 중·하류 수계를 중심으로 퍼진 녹조가 작년 최대치의 9분의 1 수준으로 현 단계에서는 댐 방류나 보 수문 개방 등 특별한 조치가 필요 없으며 낙동강 수계에 고도정수처리시설 등을 설치해 수돗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환경부가 그동안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때 만든 보(洑)가 여름철 녹조 현상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에 힘을 실어주면서 MB 정부가 4대강 사업 폐혜를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