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 what-정경호의 벼랑 끝 소통이야기] 영상의 시대 그리고 문자의 추락

입력 2013-09-11 16:14   수정 2013-09-17 10:18

영화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주인공 토니가 시키는 대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비서 자비스. 영화 속에서야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비서라는 설정이 낯설 것도 없었다. 하지만, 2011년 시리의 등장으로 음성인식 비서는 익숙한 영화 속 캐릭터에서 낯선 현실이 되었다.


당시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를 구사하던 시리는 이제 한국어도 구사하며, ‘농담’까지 선보인다고 한다. 농담, 가장 고등한 동물만이 구사할 수 있다는 농담을 하는 음성인식 비서라…. 기술의 무궁한 발전이 가져올 변화의 모습이야 백인백색이겠지만, 여기 몇몇 학자들의 이야기를 보자.


후기 문자시대인 미래(The Postliterature Future)〉라는 글을 쓴 미국의 존 나이스비트는 6천 년의 역사를 지닌 문자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과 몇 년 후인 2018년부터는 완벽한 음성인식기기가 발명되고, 목소리 저장기술이 발달해 신문과 잡지 등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언을 했다.


또한 독서소멸론(reading is obsolete)을 주장하는 뉴욕 타임스의 마이컬 로저스 미래학 기자는 글을 읽는 것이 통째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긴 글을 읽는 행위가 점점 사라지고 모두가 짧은 글만을 읽게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는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멀티미디어나 로봇이 출근을 준비하는 주인에게 기사들을 읽어주고, 긴 문장의 글은 리더들이나 미래정책연구자들만 읽게 되며, 대부분은 이메일이나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로 뉴스를 접하거나 사진만으로 된 잡지를 읽게 된다는 것이다.


<문자의 추락(Fall of the word)〉이라는 글을 쓴 에드워드 루트왁은 미국의 정보국 등 미국정부의 컨설턴트를 지냈는데, 현대의 많은 사람은 글을 읽기보다는 사진을 보고 의사결정을 한다고 주장하였다. 글자의 시대가 가고 영상시대가 온다는 것이며 디지털 시대에는 지구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유튜브 등을 통한 영상으로 매우 손쉽게 소통함으로써 빠르게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았다.


바야흐로 문자의 추락과 함께 급격한 영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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