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3분기 실적 의미없는 '기저효과'

김정필 부장

입력 2013-09-24 16:23  

<앵커>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상반기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지만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상반기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간 순익 전망치 도달마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1분기와 2분기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내놓은 실적은 어닝쇼크 자체였습니다.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부실기업 충당금 적립 등으로 경영사정이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3분기는 어떨까? 금융권이 전망한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3분기 순익은 일단 수치상으로만 놓고 보면 1, 2분기에 비해서는 나아졌습니다.

증권사들의 컨센서스를 종합해 보면 KB금융은 전분기 대비 150%~160% 가량 증가한 4200억에서 4300억대의 3분기 순익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신한금융은 5000억에서 5300억, 하나금융은 3100억에서 3500억, 우리금융은 3400억에서 3500억 후반대의 3분기 순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신한금융만 전분기 대비 4~8% 감소했을 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전분기 대비 19%에서 30% 중후반대의 증가를 나타냈습니다.

기업은행의 경우 전분기 대비 16%에서 18% 정도 증가한 2400억원대의 3분기 순익을 기록으로 예상했습니다.

은행 실적이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의 경우 충당금 감소와 일회성 요인, 상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증권사 은행 담당 관계자
“충당금이 줄어들고 환율이 원화가 최근에 상대적으로 강세보이면서 일회성 요인 들어올 게 있다. 충당금이나 일회성 요인 때문에 조금 실적은 조금 좋아질 수 있겠지만”

증권사들은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올들어 지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3분기에 바닥을 치더라도 향후 하락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또한 충당금의 경우 상반기에 많이 비축해 놓은 만큼 다소 부담을 덜수 있겠지만 실적 호전을 이끌만한 동력이 되기엔 역부족이라며 실적 부진 지속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증권사 은행 담당 관계자
“기저효과에 따른 3분기 실적 반등일 뿐 추세적으로 좋아질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4대 금융지주사의 연간 순익 전망치는 지난해 보다 2조원 이상 줄어든 5조원대 안팎입니다.

상반기 최악의 실적 부진을 기록한 상황에서 대내외 변수, 성장동력 부재, 구조조정 외에는 딱히 묘수가 없어 은행들은 연간 순익 전망치 도달 조차 버거울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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